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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보다 노후한 홍도 유람선…“신고하자 어디냐고만 되물어!”

세월호보다 노후한 홍도 유람선…“신고하자 어디냐고만 되물어!”

기사승인 2014. 09. 3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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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인되는 좌초 유람선
30일 오전 9시14분께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선착장 200m 앞 해상에서 좌초된 유람선 바캉스호가 홍도항으로 예인되고 있다. 유람선의 승객 104명과 선원 5명 등 109명은 전원 구조됐다. / 사진=전남 목포해양경찰서 제공
전남 신안 홍도 해상에서 유람선이 좌초돼 탑승객 110명이 전원 구조된 가운데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한 신고자 진술과 함께 사고 유람선이 세월호보다 노후된 배라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 이목을 끌고 있다.

30일 오전 9시 11분께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인근 해상에서 유람선 바캉스호가 좌초됐다.

사고를 최초 신고한 이모씨(50)는 당시 상황에 대해 “한마디로 ‘아수라장’이다. 승객의 머리가 찢어지고 배는 시커먼 연기를 내고 옴짝달싹 못하는 아찔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매체와의 통화를 통해 “해상 기암괴석인 만물상에 좀 더 가까이 배가 접근하는 순간 굉음과 함께 멈춰 섰다”며 “당시 파도가 높게 쳐 배가 바위에 너무 가까이 접근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했는데 그 순간 바위에 부딪혔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사고 목격 당시 119에 신고했지만 바로 통화가 안돼 다시 112에 신고했다.

이씨는 “112에 전화를 걸어 홍도 유람선에 사고가 났다고 몇 번을 소리쳤지만 경찰 측에서 어디냐고만 계속 물었고 전화 감도가 떨어진다고 해 끊어 버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고가 나자 승객들이 구명조끼를 입으려고 꺼냈지만 입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면서 “겨우 승객들이 서로 도와가며 입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좌초된 유람선 바캉스호의 건조시기가 1987년으로 밝혀졌다. 이는 1994년 건조된 세월호보다 7년이나 노후한 것이다.

바캉스호 선박대장에 따르면 이 배는 1987년 7월 1일 일본에서 건조됐으며 171톤급으로 길이 37.44m, 폭 7.6m, 깊이 3.2m, 정원 355명 규모다.

면허기간은 5월부터 2023년 4월까지로 10년이다. 면허 완료시점인 2023년이 되면 이 배의 선령은 37년이 된다.

바캉스호는 운항 허가 당시 노후 문제로 인해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올해 초 홍도 청년회원 등 주민 70여명은 목포해경에 유람선 허가를 불허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내기도 했지만 바캉스호는 이에 아랑곳 않고 올해 5월부터 운항에 들어갔다.

이번 사고로 유람선의 탑승한 승객과 승무원 110명이 전원 구조돼 다행이지만 앞으로도 바캉스호의 노후 문제는 계속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정남 홍도 청년회장은 “3~4월 배가 들어올 때 탄원서를 냈었다”며 “해사 사고에 대한 우려 때문에 면 차원에서 허가를 해주지 말라고 요청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뜻하지 않게 이런 사고가 발생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세월호 사고 후 대책의 하나로 최근 카페리 선령을 20년으로 제한하되 선령 연장검사를 매년 받는 것을 조건으로 최대 5년까지만 연장 운항할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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