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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차만 재확인한 세월호 특별법 협상...박 대통령 “국회, 정략적 접근

입장차만 재확인한 세월호 특별법 협상...박 대통령 “국회, 정략적 접근

기사승인 2014. 09. 3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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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추천 사실상 유가족 동의 필수 조항 놓고 이견...새누리 반대 입장 분명
3자 회동-10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전명선 세월호 가족대책위원장이 30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3자 회동을 갖기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이병화 기자photolbh@
여야와 단원고 학생 희생자 유가족으로 구성된 세월호가족대책위원회는 30일 전날에 이어 세월호 특별법 협상을 진행했지만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이들은 대책위의 협상 대표성 문제를 두고, 여야는 특검추천위원회 추천 몫의 새로운 안을 두고 격론을 벌였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날 오전 11시께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열린 여·야·대책위의 3자회동은 30분간 공개적인 설전을 벌이며 시작부터 조짐이 좋지 않았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유가족들이 새정치연합과 박영선 원내대표에게 협상의 전권을 위임했는지 확인해달라”고 거듭 요구했고 전명선 대책위 위원장은 “전권에 대한 위임은 유가족에 대한 언어로서의 탄압”이라고 반발했다.

박 원내대표도 이 원내대표의 전권 위임 요구에 대해 “유가족은 국민이지 새정치연합(만)의 국민이 아니다”며 “새누리당은 유가족에게 책임이 없나. 새누리당이 유가족을 새정치연합 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집권여당으로서는 과한 생각”이라고 맞섰다.

결국 ‘말싸움’에 가까운 공방을 벌이던 3자는 전날 단원고 유가족 총회에서 결정한 ‘특정안’에 대한 전권만 박 원내대표에게 준다는 내용으로 정리한 후 비공개 면담에 들어갔다. 면담 중 잠시 밖으로 나온 전 위원장은 “어제 (총회에서) 투표한 내용은 2차 합의안은 수용할 수 없다고 못박는 것이었고, 유가족이 원했던 최소한의 법안을 원내대표가 가서 협의를 할 수 있게 하자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3자는 이날 일명 ‘박영선 안(안)’으로 불리는 새로운 특검 추천 방식을 두고 격론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안은 지난달 19일 여야가 도출한 재합의안의 내용을 그대로 두고, 여·야·유가족이 모두 합의하는 특검 후보 4명을 특검추천위원회에 추천하는 조항을 추가하자는 내용이다. 결과적으로 특별검사의 임명권을 가진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후보 모두가 유가족의 동의를 반드시 거친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 본회의 전 기자들을 만나 “(박영선 안에 따르면)특검추천위원회가 무력화되고 추천위원은 허수아비가 된다”며 “특검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송두리째 앗아갈 수 있는 규정이고, 피해자가 직접 특검을 추천하는 것은 (자력구제금지원칙에 따라)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 원내대표는 단원고 유가족과 면담이 끝난 후 일반인 유가족과의 별도 면담장을 향하면서 “야당이 너무 힘들어보인다”며 “유가족들한테 얽매인 모습, 넓은 재량의 모습이 아니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정치, 여야, 대의민주주의라는 것은 국회에서 논의하는 것”이라며 “이해 당사자들을 존중하고 경청하지만 너무 이렇게까지 되면 회의도 들고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단원고 유가족들과 별도로 국회를 찾아온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과도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일반인 유가족들은 “우리에게도 야당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선해달라”고 요청했고, 이 원내대표는 이를 받아들였다. 여·야·단원고 유가족은 이날 국회 본회의가 끝난 후 다시 논의에 나섰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세월호법 대치를 둘러싼 국회파행과 관련, “새 정부가 들어서고 거의 2년 동안을 정치권의 장외정치와 발목, 반목 정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이같이 말하고 “정치도 국회도 모두 국민을 위해 있는 것이고 정치인 모두가 국민을 위해 모든 것을 걸겠다는 약속을 한 것을 국민은 잊지 않고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 약속과 맹세는 어디로 가고 (정치권이) 모든 문제를 정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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