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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명연출+명연기 만나 원작 인기 능가 “리메이크의 좋은 예”

‘미생’, 명연출+명연기 만나 원작 인기 능가 “리메이크의 좋은 예”

기사승인 2014. 10. 21.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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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금토드라마 '미생'이 방송 2회 만에 시청자들의 마음을 완벽하게 사로잡았다.


지난 17일 첫 방송된 '미생'(원작 윤태호, 극본 정윤정, 연출 김원석)은 1회 1.7%, 2회 2.5%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 플랫폼 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올리며 대중의 관심을 입증했다. 많은 케이블 드라마들이 시청률 1%를 넘기는 것조차 버거워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고무적인 수치다. 방송 전후로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창을 '미생' 관련 단어들이 휩쓸었고,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원작 웹툰에 대한 관심까지 높아졌다. 회가 거듭되고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될수록 드라마 '미생'에 대한 반응도 점차 뜨거워져 새로운 신드롬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원작이 있는 드라마는 언제나 기대와 우려를 동반한다. '미생' 또한 마찬가지였다. 원작 웹툰은 사회 초년생의 눈으로 바라본 사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려내 큰 인기를 끌었지만, 과연 그것을 브라운관으로 옮겼을 때 작품의 매력이 효과적으로 발산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선과 악의 대비가 분명하고 극적인 요소가 있는 작품이 아니기에 매회 한 시간여가 넘는 드라마로 보기에는 지루할 수도 있을 것이란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베일을 벗은 '미생'은 그 모든 것이 기우에 불과했음을 증명했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사무실 내부의 모습과 직원들의 살아있는 표정은 현실보다 더 현실적으로 다가와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적재적소에 깔리는 배경음악과 주인공 장그래(임시완)의 내레이션은 시청자들이 극에 더욱 몰입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더욱 칭찬할 점은 '미생' 제작진과 출연진 모두가 원작의 분위기와 캐릭터는 살리되, 그것을 똑같이 베끼는 데 그치지 않고 한 단계 더 나아간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드라마 속 장그래는 원작 속 장그래보다 훨씬 비참하고 지질하며 처량했다. 임시완은 축 쳐진 어깨와 자신감 없는 표정, 하지만 때때로 보여주는 오기에 찬 눈빛으로 장그래의 모습을 완벽하게 그려냈다.


오상식(이성민) 차장과 김동식(김대명) 대리, 안영이(강소라)를 비롯한 인턴 동기들은 원작에서보다 훨씬 냉정하고 뾰족하게 장그래를 대했다. 새롭게 추가된 에피소드와 인물들 덕분에 장그래의 부족함과 그가 느끼는 소외감이 더욱 뚜렷하게 부각됐고, 그 모든 것이 고스란히 시청자들에게 전달됐다.


드라마에서 원작과 다른 인물이나 에피소드가 등장하면 원작의 팬들로부터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십상이다. 하지만 드라마 '미생'은 원작 팬들과 처음으로 '미생'을 접하는 이들까지 동시에 만족시키며 '리메이크의 좋은 예'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는 제작진이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확실한 데다 캐릭터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몰입한 배우들의 명연기까지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일이다.


한편 '미생'은 '갑'들의 전쟁터에 던져진 까마득한 '을'의 고군분투,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난 회사원들의 눈물겨운 우정을 그린다. 매주 금·토요일 오후 8시40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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