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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국인 억류자 1명 전격 석방한 이유는

북한, 미국인 억류자 1명 전격 석방한 이유는

기사승인 2014. 10. 22.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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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향해 대화신호…북한 일방적 석방 또는 북미 석방교섭 성사인지는 불확실
북한 억류 미국인 에드워드 파울 석방
미 국무부는 21일 북한에 억류 중이던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 씨가 북한에서 풀려났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9월 1일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 씨가 북한에서 미국 CNN과 방송 인터뷰 하는 모습. /사진=YTN 캡쳐
북한이 21일(현지시간) 미국인 억류자 3명 중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 씨(56)를 전격 석방했다.

북한이 파울 씨를 풀어준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 석방을 고리로 미국을 향해 대화의 신호를 보내려는 전략적 포석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국무부와 백악관은 이날 북한에 억류됐던 파울 씨가 6개월 만에 석방됐다고 전했다. 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파울 씨가 풀려나 북한을 떠났으며 괌의 미군 기지를 거쳐 오하이오주 고향에 있는 가족을 향해 돌아오고 있다”고 했다.

다만 미국은 석방 과정과 관련, 귀국과정 외에 정확한 경위는 공개하지 않았다. 하프 부대변인은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왜 지금 석방하는지 등에 대해서는 북한 측이 직접 설명할 것”이라고 언급해 북·미 간 진행된 석방교섭이 성사됐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 측은 그동안 북·미 간 연락창구인 ‘뉴욕채널’을 통해 정부 고위당국자를 특사로 보내는 방안을 제안해왔으나 북한 측은 이를 거부해왔다.

다만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풀어주는 즉시 데리고 나가고 미국 국방부에서 항공편을 제공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고 했다. 북한이 일방적으로 석방결정을 내리고 이를 미국에 통보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게 하는 대목이다.

또 파울 씨의 ‘죄과’가 상대적으로 가볍고 법률적으로 아직 재판에 회부되기 전 상태라는 점을 북한이 고려했다는 관측도 있다.

파울 씨는 4월 29일 북한에 입국해 함경남도 청진을 여행하던 중 성경책을 몰래 유포한 혐의로 5월 7일 출국 과정에서 체포됐으나 아직 기소되지 않았다. 경미한 죄목으로 재판에 넘길 경우 국제사회로부터 비난과 압박이 가중될 것임을 감안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이번 석방과 관련해 ‘미국을 향해 대화의 신호를 보내려는 제스처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브루스 클링너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양국 간 갈등의 원천을 줄임으로써 미국과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이 북한이 이전부터 요구해온 고위급 특사를 보낸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더글러스 팔 카네기평화연구원 부총재는 “북한 지도자들은 고립에서 어떤 식으로든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파울 씨가 아직 재판에서 유죄를 인정받지 않은 것이 미국과의 대화를 바란다는 신호를 보내기에 유용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머지 억류된 2명은 미국의 전·현직 당국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일종의 미끼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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