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애기봉 등탑 철거’ 남북관계 청신호?

‘애기봉 등탑 철거’ 남북관계 청신호?

기사승인 2014. 10. 22. 16:49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대북심리전 상징물' 43년만에 전격 철거…철거 사실조차 뒤늦게 공개 '대북 저자세' 논란

경기도 김포시 해병대 2사단 애기봉 전망대에 설치된 등탑이 43년 만에 철거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그동안 대북심리전의 상징물로 북한과 첨예한 신경전을 벌였던 애기봉 전망대 등탑이 전격 철거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남북 간에 군사적 충돌과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북한 실세 3인의 전격 방남에 이은 고위급 군사회담을 통해 남북이 어느 정도 2차 고위급 회담에 대한 수순을 밟아 가는 과정에서 등탑을 철거한 것이 아닌가하는 긍정적 관측도 나온다.

일단 국방부는 이날 철거 배경에 대해 국방부 시설단이 지난해 11월 안전진단을 한 결과, 애기봉 등탑이 D급 판정을 받아 무너질 위험이 있어 지난 15일부터 이틀에 걸쳐 해병대 병력을 동원해 18m 높이의 애기봉 등탑을 철거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과 김포시는 올해 말까지 전망대에 남아 있는 부대 시설도 모두 철거하고 내년부터 평화공원을 조성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기봉 전망대 등탑은 북한과 불과 2㎞ 남짓 거리에 있어 등탑에 불이 밝혀지면 개성지역에서도 볼 수 있어 북한은 그동안 대표적인 대북 심리전이라면서 강력 반발하며 철거를 요구했다. 2010년에는 등탑에 대한 직접 조준 사격과 포격 위협까지 했다.

애기봉 등탑 점화는 2004년 6월 군사분계선(MDL) 지역에서 선전 활동을 중지하고 선전 수단을 모두 제거키로 한 2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합의에 따라 중단됐다. 군은 이후 2010년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이 일어나자 그해 12월 21일 종교단체의 등탑 점등 행사를 다시 허용했다.

일각에서는 국방부가 우리 사회 내부에서조차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애기봉 등탑 철거 사실조차 공개하지 않아 최근 남북관계 개선을 고려한 ‘대북 저자세’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방부와 통일부, 우리 정부 당국은 투명성·공개성이라는 지금까지의 대북정책 원칙을 깨고 있다. 이번 등탑 철거 사실도 공개하지 않아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구조물이 넘어지면 일반 관광객의 안전을 해칠 수 있다고 판단해 철거했다”면서 “현재의 남북관계 상황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지난 7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함정 간 교전, 10일 대북전단 살포 총격전, 15일 고위급 군사회담 ‘충돌’, 18~20일 군사분계선(MDL) 월경과 교전까지 최근 군사적 긴장 상황에서 애기봉 등탑을 전격 철거한 것은 앞으로 남북관계 개선의 상징적인 ‘청신호’가 아닌가하는 관측이다.

1971년 태극기 게양대로 쓰기 위해 김포시 하성면 가금리의 해발 165m 애기봉 전망대에 설치된 등탑은 해마다 성탄절을 앞두고 점등식 논란을 빚어왔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