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SK하이닉스, 고공행진 언제까지?… 최태원 부재 걸림돌 되나

SK하이닉스, 고공행진 언제까지?… 최태원 부재 걸림돌 되나

기사승인 2014. 10. 24.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주변 반대에도 대규모 투자 단행
3분기 연속 1조원 영업이익 달성
총수 부재로 장기 성장 어렵다는 전망도
2014101201010007738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주변 반대에도 SK하이닉스를 인수해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한 결과가 나타났다. SK하이닉스는 23일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내며 3분기 연속 1조원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90% 이상에 달해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비메모리 사업 분야를 육성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 회장의 구속 수감으로 인한 ‘총수 부재’로 향후 사업방향 전환 및 과감한 투자 집행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날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 3분기 영업이익으로 전 분기 대비 20% 증가한 1조301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는 11.7% 늘어난 사상 최대 실적이다. 매출액(4조3120억원)과 순이익(1조950억원)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력 반도체인 D램의 지속적인 호황과 낸드플래시의 수익성 개선이 호실적을 주도했다.

이는 최 회장이 2012년 그룹 임원들의 반대에도 하이닉스를 SK그룹에 편입해 수 조원대 투자를 쏟아부은 결과로 풀이된다. 하이닉스는 2000년대 초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전력이 있는 탓에 SK그룹 수뇌부는 인수에 반대 입장을 내비쳤지만, 최 회장은 독학으로 반도체를 공부하며 하이닉스를 품었다. 최 회장이 2012년 한해 하이닉스에 투자한 금액만 4조원에 육박한다.

SK하이닉스는 이 투자금으로 이탈리아 낸드플래시 업체 등을 인수하고 충북 청주에 새 낸드플래시 라인을 지었다. 낸드플래시 사업 강화로 D램에 의존하는 매출 구조를 다각화하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는 낸드플래시의 생산성 증가로 4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비메모리 반도체 매출 비중이 5% 정도에 그친다는 점이다. 주력 사업인 메모리 사업 업황에 따라 실적이 급속도로 악화될 수 있는 위험 부담을 안고 있는 셈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정보를 저장하는 데 사용된다면 비메모리 반도체는 컴퓨터 주기억장치처럼 정보처리를 목적으로 사용된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사물인터넷 등 미래먹거리 사업에 연결되는 고부가가치형 기술이라 투자 대비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주력 사업인 D램의 공급 과잉 우려가 나와 장기적 호황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비메모리 사업 육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최 회장의 부재로 전문경영인 체제에 돌입한 그룹에서 사실상 공격적 투자를 단행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비메모리 사업을 본격화하면 최소 수 조원이 필요하지만 SK하이닉스는 투자 여력은 있지만 (최 회장 부재로) 집행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평택산업단지 내 반도체 라인에 15조6000억원의 투자 결정을 내린 것과 반대인 상황이다. 삼성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지병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 전반에 나서 오너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황호정 중앙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SK하이닉스가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공략하지 못하면 사업적으로 절름발이 상황에 처한다”며 “사물인터넷 등 미래 고수익 사업과 비메모리 반도체가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에 이 사업 육성에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종합반도체로 거듭나기 위해 비메모리 사업 육성을 과제로 삼지만 아직 사업 초기 단계라 투자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