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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직격탄 맞은 한국 산업의 양대기둥 삼성·현대차 ‘어닝쇼크’

환율 직격탄 맞은 한국 산업의 양대기둥 삼성·현대차 ‘어닝쇼크’

기사승인 2014. 10. 23.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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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어 현대차까지 주요 기업실적 줄줄이 하락
삼성전자에 이어 한국의 제조업을 지탱하는 양대 기둥 가운데 하나인 현대자동차의 3분기 실적이 환율의 직격탄을 맞으며 곤두박질치쳤다.

현재 국내외 저성장, 저물가의 구조적 요인에 엔저, 원화강세 등의 여파로 국내 기업들 상당수가 연말 실적목표를 달성하기에는 힘겨울 전망이다.

23일 발표된 현대자동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환율하락과 파업 등의 여파로 작년 3분기(2조101억원)보다 18.0% 감소했다. 이는 2010년 4분기(1조2370억원) 이후 15분기만에 최저치다.

현대차에 이어 24일로 예정된 기아차의 3분기 실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기업은 서울 삼성동 한전부지를 매입하는 컨소시엄의 핵심 당사자이기도 하다.

현대차의 이런 실적부진은 그동안 한전부지 매입 이후 한달간 주가가 약세를 이어져왔다는 점과 맞물려 있다. 현대차의 시가총액은 한달새 48조203억원에서 35조6848억원으로 12조3355억원이나 줄었다.

현대차는 파업과 추석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로 국내 공장 가동률이 하락한데다, 원화 강세로 수익성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달초 발표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3분기(10조1600억원)보다 59.65% 감소한 4조1000억원에 그친 것과 맞물려 기업들의 실적공포를 더해주고 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5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1년 4분기(4조6천700억원) 이후 약 3년 만에 처음이다. 분기로는 11분기 만이다.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의 매출은 국내총생산(GDP)의 35% 수준에 이를 정도로 그 위상이 막강하다.

두 기업의 ‘어닝쇼크’를 걱정하는 이면에는 한국 경제의 삼성·현대차 의존도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당장 두 기업의 실적부진이 국내 산업경제 전반에 파급되고 있다는 점이 큰 문제다.

휴대전화, 자동차뿐만 아니라 조선, 석유화학, 철강 등 한국의 주력산업들이 이미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날 기업들의 실적발표에서 대림산업이 3분기에 1894억원의 영업손실로 작년 동기와 비교해 적자로 돌아섰고 삼성정밀화학 역시 3분기 영업손실 9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여기에 새 경제팀이 출범한 100일간 재정, 세제 측면에서 과감한 경기부양책이 쏟아졌지만 살아나는 듯 하던 경기가 다시 침체분위기로 돌아서고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저성장, 저물가 기조가 고착화될 우려와 함께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다시 냉각되고 있다. 더욱이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기업들의 공세로 해외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점유율도 하락하는 추세다.

앞으로 실적이 개선될지도 불확실하다.

현대차도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세계 각지의 지정학적 위기가 지속되고 있고 저성장·저물가 기조도 확산될 것으로 예상돼 시장 예측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이런 수익감소는 단순히 단기적 요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와 복합적으로 얽혀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기업들 대부분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주가도 동반하락 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지만 현재의 위기 상황을 탈출할 묘안이 없는게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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