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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이달말 최대 분수령…대화, 대결이냐 갈림길

남북관계 이달말 최대 분수령…대화, 대결이냐 갈림길

기사승인 2014. 10. 2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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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전단 살포, 한미안보협의회(SCM), 억류자 석방 통한 북미 관계개선 등 변수 산적
[인천AG] 악수하는 남북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방남한 북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4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영빈관에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 우리 측 관계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대화와 대결국면의 부침(浮沈)을 거듭하던 남북관계가 이번 달 말을 기점으로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우선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한^미 안보협의회(SCM)를 가진 양국은 24일 한^미 외교·국방(2+2) 장관회의를 잇따라 열고 북핵 등 한반도 현안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을 예정이다.

또 25일에는 북한이 강력히 거부하는 우리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가 예정돼 있는 등 북한으로서는 한·미 양국이 내놓는 대북 메시지와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을 지켜보면서 향후 관계를 설정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북한이 자국 내 억류 중이던 미국인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씨를 전날 전격 석방해 북·미 관계개선 의지를 보이고,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가 “인권 현장실사도 논의가 가능하다”며 인권문제의 적극적 방어에 나서기 시작한 점도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크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은 일단 제2차 남북 고위급 접촉 성사를 위한 ‘대화 분위기’를 강조하며 남측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3일 ‘올바른 대화 자세와 입장부터 갖추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지금의 북·남관계 상황에서는 마주 앉아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며 “대화를 하겠으면 올바른 대화 자세와 입장부터 갖춰야 한다”고 했다.

통신은 우리 정부가 탈북자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저지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거론하고 “이것은 우리를 자극하는 또 한 차례의 도발행위로서 제2차 북·남 고위급접촉이 일정에 올라 있는 현 북·남관계의 발전에 엄중한 장애를 조성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이 우리 정부가 제안한 ‘30일 고위급 접촉’을 받지 않으면서도 연일 대화 분위기 조성을 강조하며 ‘평화 공세’를 벌이는 것은 2차 고위급 접촉에 앞서 북측의 대화 의지를 강조하는 동시에 의제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앞서 전날 밤 북한은 ‘고위급접촉 북측대표단 성명’에서 “남조선 당국이 상대방을 자극하고 군사적 충돌을 불러오는 도발행위를 막기 위한 책임적인 조치를 취하게 된다면 일정에 올라 있는 2차 북남 고위급접촉을 개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는 고위급 접촉을 열자는 우리 정부의 제의에 대한 공식 답변의 성격을 띤다. 사실상 △대북전단 살포 중단 △북측 주장하는 서해 경계선 인정 △북한군 군사분계선(MDL) 인근 정찰에 대한 경고사격 중단 등을 고위급 접촉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 같은 북한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 당국자는 “고위급 접촉에서 북한이 주장하는 여러 문제를 논의할 수 있으니 할 말이 있으면 대화의 장에 나오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황병서 등 북한 실세의 인천 방문 때 전격 합의한 10월 말~11월 초 2차 고위급 접촉이 연기되거나 최악의 경우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만약 고위급 접촉이 무산된다면 남북은 책임소재를 둘러싸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면서 한동안 대결구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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