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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 방’·‘전설의 마녀’ 교도소는 변신 중…겉모습에서 운영까지 탈바꿈

‘7번 방’·‘전설의 마녀’ 교도소는 변신 중…겉모습에서 운영까지 탈바꿈

기사승인 2014. 10. 2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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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같은 교도소…다양한 '교화' 프로그램 도입
교도소 노후 시설과 '교화' 상관관계는?
남부교도소의 4인실
법무부가 지난 24일 서울 남부교도소와 안양교도소를 언론에 공개했다. 사진은 서울 구로구 천왕동에 있는 서울 남부교도소의 4인실 내부 모습./사진= 사진공동취재단
영화 ‘7번방의 선물’과 드라마 ‘전설의 마녀’에 등장하는 교도소가 변하고 있다.

혐오시설로 인식돼온 교도소가 시설 변화는 물론 수용자의 안정된 사회 복귀를 위해 다양한 운영 프로그램 마련 등 ‘맞춤형’ 교화에 나서고 있다.

영화에 등장한 육중한 철문과 높은 담장, 그 위에 설치된 감시대 등의 모습을 떠올리며 지난 24일 법무부 초청으로 서울남부교도소와 안양교도소 참관에 나섰다.

남부교도소는 1949년 부천형무소로 시작해 영등포교도소로 이름을 바꾼 뒤 2011년 지금의 위치로 새로 건물을 짓고 이전했다.

◇연구소 같은 교도소…다양한 ‘교화’ 프로그램 도입
3~4층의 낮은 건물로 지어져 위화감보다는 연구소 이미지가 강한 남부교도소는 복도 등 내부를 하얀색과 연한 상아색(아이보리) 계열로 칠해 밝은 느낌이 들었다.

수많은 자물쇠를 열고 이동할 것만 같았던 내부는 첨단 전자경비시스템으로 자동 제어가 이뤄지고 있었다.

400여대의 폐쇄회로(CC)TV와 영상감지 시스템, 열 감지 센서 등이 곳곳에 설치돼 있어 이곳이 교도소임을 말해준다.

2002년 도입되기 시작한 전자경비시스템은 경비교도대가 해체된 2011년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고 한다.

남부교도소는 무기수 29명을 포함해 모두 1027명을 수용하고 있다.

수용거실(감방)은 1인이 사용하는 독거실과 여럿이 사용하는 혼거실로 구분되는 데 거실마다 수세식 화장실과 LCD TV, 싱크대가 설치돼 있고 난방은 온돌구조로 갖춰져 내부 난방이 가능하다.

시설뿐만 아니라 교화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수용자 교화 프로그램 가운데 재범 우려가 큰 성폭력사범을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교정심리치료센터, 서울대와 협약을 맺은 인문학 강좌, 노인수용자 전담기관을 설치 운영 중이다.

특히 노인 수용자를 상대로 한 한지공예 등의 인지강화 프로그램은 인상적이다.

남부교도소는 현재 65세 이상의 수용자가 73명이다. 80세 이상도 3명이나 된다.

60세 이상 수용자가 2009년 1495명에서 지난해 2350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고령자에게 맞는 프로그램 개발과 맞춤형 교육이 필요한 현실이다.

안양교도소 김승모
법무부가 지난 24일 공개한 경기 안양시 호계동 안양교도소 높은 담장 위로 설치된 감시대 모습/사진= 김승모 기자
◇교도소 노후 시설과 ‘교화’ 상관관계는?
남부교도소와 달리 안양교도소는 굳게 닫힌 철문, 높은 담장과 그 위에 설치된 감시대로 처음 예상한 이미지 그대로다.

감시대에서는 현재 근무를 하지 않지만, 여전히 이곳이 교도소임을 알리기에는 충분했다.

안양교도소는 1912년 경성감옥으로 개청해 마포형무소로 이어져 1963년 현재의 안양교도소로 자리 잡았다.

51년의 세월은 여실히 드러났다. 복도를 지나는 머리 위로 수도나 가스, 전기 등 배관이 그대로 노출돼 있고 수용거실은 마룻바닥으로 내부 난방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다만, 복도에 설치된 라디에이터 난방으로 실내온도를 18~20도로 유지하고 고령자나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는 전기요를 제공하고 있다

법무부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안양교도소 수용자들이 2010년부터 지난 9월까지 처우나 교도관에 대한 불만 등으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낸 건수는 모두 705건이다. 반면 남부교도소는 167건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해 안양교도소의 수용자 징계는 516건으로 86건인 남부교도소의 6배에 달했다. 같은 기간 안양교도소에서 총 4건의 자살시도가 있었지만, 남부교도소는 한 건도 없었다.

이 같은 수치가 교정 시설 환경의 영향 탓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두 기관의 시설등급도 안양교도소는 일반경비시설로 구분되는 S3급으로 완화경비시설(S2급)인 남부교도소보다 수용자에 대한 관리·감시가 엄격하다.

하지만 교정 당국은 시설 환경이 교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박광식 남부교도소장은 “수용자가 출소해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쾌적한 환경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교화 성과가 더욱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재건축을 추진 중인 안양교도소는 안양시와 대법원까지 가는 법정공방 끝에 지난 3월 승소해 현재 행정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권기훈 안양교도소장은 “수용자들의 기본적인 복지 향상을 위해 재건축은 필요하다”며 “주민과 원만하게 협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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