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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탄두 미사일 탑재 능력 갖췄나?(종합)

북한, 핵탄두 미사일 탑재 능력 갖췄나?(종합)

기사승인 2014. 10. 2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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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내외 전문가들 "북한, 소형 핵탄두 탑재 ICBM 발사 능력 확보는 시간 문제"...대북 억제력 보다 '정치적' '체계적' 해결책 시급
THAAD 세드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24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군 최고위급 지휘관으로서는 처음으로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하고 이를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혀 큰 파장을 낳고 있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최근 미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고도 미사일요격체계인 사드(THAAD·사진)를 한반도에 전개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었다. / 사진=록히드마틴 제공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24일(이하 미국 현지시간)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하고 이를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북한이 아직 실험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동안 우리 정부와 국방부는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경량화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에 이번 스캐퍼로티 사령관의 핵탄두 소형화와 미사일 탑재 능력 보유 언급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엇보다 한·미가 지난 23일 미 워싱턴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한 사실상 무기한 연기와 함께 한미연합사의 서울 잔류, 주한 미2사단 210화력여단(포병부대)의 한강 이북 잔류에 전격 합의한 직후 스캐퍼로티 사령관의 발언이 나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한·미가 합의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의 핵심 조건인 한·미의 안정적인 대북 억제력을 갖출 때까지라는 전제 조건을 강조하면서,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요격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전개 필요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적 발언으로도 분석하고 있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이날 미국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은 현재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능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면서 “나는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해 핵무기에 탑재하고 이를 잠재적으로 발사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다만 “아직 실험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북한의 기술이 어느 정도 효과적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일부 대북전문가들은 북한이 소형 핵탄두를 중거리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이미 확보했다고 관측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북 억제력의 최일선에서 최첨단 정보·감시·정찰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면서도 미군 최고위급 지휘관이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와 미사일 탑재 능력을 공개적으로 확인해준 것은 처음이며 극히 이례적이다. 자칫 한반도의 안보 불안감을 가중시킬 수도 있는 중대한 군사적 사안이다.

미국 국방부 국방정보국(DIA)도 지난 4월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공개된 보고서에서 “북한이 현재 탄도미사일을 통해 운반할 수 있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어느 정도 자신 있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미국 핵군축 싱크탱크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도 지난해 2월 보고서에서 “북한이 자체 개발한 중거리 노동미사일에 소형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해 국내외 적지 않은 파문이 일었다.

북한 전문웹사이트 ‘38노스’를 운영하는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방문연구원은 25일 “북한은 이미 1990년대 초반부터 핵탄두를 소형화해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내폭설계를 연구해왔다”면서 “20년에 걸친 연구를 통해 북한 과학자들이 그 같은 능력 확보에 실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24일 “핵탄두를 소형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과 그것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해 발사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이라면서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소형화 능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을 뿐이지 탑재할 능력이 있다고 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의 발언 수위를 다소 조절한 듯한 뉘앙스로 보여진다. 더 나아가 커비 대변인은 “북한은 아직 실험하지 않은 상태이며 (ICBM) 발사능력을 개발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는 말까지 했다.

하지만 국내외 대북전문가들은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해 미사일에 탑재하는 것은 물론 ICBM 발사 능력을 확보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많다.

로버트 셔터 미국 조지워싱턴대 교수(국제관계학부장)는 최근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미사일에 핵탄두를 실을 수 있기 때문에 한국과 미국, 일본 간에 미사일방어(MD) 지역동맹 체제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형필 한국국방연구원(KIDA) 안보전략연구센터 연구위원도 지난 4월 “북한이 남한 전역을 공격할 수 있는 사거리 400∼1300㎞의 노동미사일에 핵무기를 탑재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북한은 핵무기 소형화·경량화 단계를 넘어 전력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관측했다.

황일순 서울대 교수(원자핵공학)도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한 두차례 더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를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수준까지 갈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특히 국책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북한이 핵무기 소형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재진입체 기술을 갖춘 소형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ICBM을 개발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국내외 전문가들이 관측하고 있는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와 미사일 탑재 능력, 핵탄두 보유 수치가 갈수록 기정사실화됨에 따라 대북 핵·미사일 억제력이 그 어느 때보다 체계적이며 정치적 해결 능력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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