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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명동에서 한국말 듣기란?

[취재뒷담화] 명동에서 한국말 듣기란?

기사승인 2014. 11.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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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중국
백화점 기자실이 몰려있는 을지로·남대문을 돌아다니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조선시대에도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심했는데, 아무래도 역사는 반복되는 것 같다.’ 

 

국내 주요 백화점 본점이 몰려있는 명동이 늘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비는 것은 이제 놀랍지 않은 일이다. 그래도 날이 갈수록 그 수가 늘고 있으며 상권 표지판이 중국어로 바뀌는 속도는 따라잡기 벅찰 정도로 빠르다.

 

이곳을 집중 취재하는 시기도 중국인들의 연휴와 겹친다. 5월 황금연휴, 10월 국경절이다. 이 때 비로소 국내 소비자들의 한국인데 한국인이 외면당한다는 한숨이 피부에 와 닿는다.

 

화장품 가게에 들어서면 점원들이 거들떠보지 않는 것은 이제 익숙할 정도다. 마스크팩을 수십 개씩 사가는 중국인 관광객들과 립스틱 1~2개를 고르는 일반 한국인 소비자들에 대한 대우는 매우 컸다. 가게 문을 나오는 중국인들의 양손 가득 화장품 봉투가 들려있으니 매니큐어 하나 사는 손님에게 응대를 안 하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는 착각마저 들었다.

 

신경을 안쓰기도 하지만 중국인이든, 한국인이든 일단 중국어로 인사를 건네는 점원도 다수다. 이는 백화점에서 특히 심하다. 중국인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해외명품 숍을 밀어내고 백화점 1층에 자리한 모 브랜드숍은 점원의 대다수가 중국어를 할 줄 아는 듯 했다. 구경을 할라치면 우선 중국어로 인사를 건네는 게 당연할 뿐더러 이제는 익숙하다.

 

장소가 대형마트로 바뀌어도 상황은 변함이 없다. 서울역의 한 대형마트에는 제과 업체 측에서 중국인 관광객만을 위한 패키지 상품을 납품하기도 한다. 전 코너가 중국어로 설명되어 있는 것은 물론, 아이스크림 가게 앞의 메뉴판은 온통 중국어다.

 

상황은 이렇지만 누구를 탓하랴. 내수 시장이 죽었을 뿐 아니라 규제까지 옭매는 상황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은 유통업체에게 단비 같은 존재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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