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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효성 조현문 변호사의 ‘메일’이 씁쓸했던 이유

[취재뒷담화]효성 조현문 변호사의 ‘메일’이 씁쓸했던 이유

기사승인 2014. 10. 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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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이미지에 치명타...'언론전'은 자제해야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차남 조현문 변호사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형인 조현준 사장을 배임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데 이어 언론전에도 본격 나선 모양새다. 아버지와의 대화 내용을 공개한다며 그룹의 비리를 폭로했다.


28일 오전 메일 한통을 받았다. 조 변호사의 홍보대행사로부터 온 것이었다. <효성그룹 차남, 조현문 변호사와 부친 조석래 회장과의 만남에 대한 사실 관계>라는 이름의 파일이 첨부돼 있었다. 


글은 조 변호사가 직접 작성한 듯했다. '기자님들에게'로 시작하는 글에는 조 회장의 문전박대 사건에 대한 조 변호사의 입장이 담겨 있었다. 그는 이 사건과 관련 허위사실이 유포돼 기사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 회장이 자신의 집에 찾아왔을 때는 거주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7월 한국에 잠시 방문했을 때 조 회장을 만나 50분간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당시 조 회장과의 대화 내용을 직접 인용문으로 비교적 상세히 기록했다. 주된 내용은 조 회장이 그룹의 비리를 자신에게 뒤집어 씌우려 했다는 것. 자신이 그룹 비리를 밝히려하자 조 회장은 권위로 겁박하려 했다는 것이었다.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그룹쪽에 연락을 취했다. 그룹 관계자는 한숨을 쉬며 "안타깝고,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판을 받고 있고 건강까지 안 좋은 아버지를 상대로 이렇게 까지 해야 했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룹 측은 조 변호사의 허위사실 유포 주장에 대해 강력하게 반박했다. 그룹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조 변호사를 비방하거나 음해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조 변호사는 그룹과 가족들과의 대화를 거부하면서 언론을 통해 이같은 행동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룹은 오너 일가의 이야기가 언론에 기사화되는 것에 대해 상당히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특히 오너가 갈등이 그룹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우려했다.


그룹 관계자는 "부모자식간의 사적인 대화 내용까지 공개되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자신을 낳아주고 키워주신 부모에 대한 자식된 도리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의 선택이 과연 옳은 것이었을까. 그토록 그룹의 미래를 걱정했다는 그가 할 수 있었던 최선의 선택이었을까. 진실이 무엇인지 모른다. 조 변호사의 말대로 왜곡된 진실로 음해를 받고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룹의 발전을 생각했다면 신중했어야 했다. 


조 변호사와 오너 일가의 갈등이 그룹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효성=집안싸움' 이미지가 대중에게 각인되고 있는 것. 돈을 둘러싸고 대기업 가족간 갈등에 실증이 난 대중들은 효성 사태도 재벌가의 집안 싸움 쯤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조 변호사의 메일을 받은 후 '효성가(家) 진흙탕 싸움', '효성가(家) 집안싸움 점입가경’이라는 제목의 기사들이 쏟아지는 것을 보니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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