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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균의 Zoom-人] 재벌 회장님들이 책을 쓴 이유는…

[정해균의 Zoom-人] 재벌 회장님들이 책을 쓴 이유는…

기사승인 2014. 10. 3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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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아시아투데이 정해균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회적 기업 관련 서적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 출간이 재계 안팎에서 화제다. 최 회장의 사회적 기업 육성에 대한 의지와 애정을 함축한 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12년부터 집필 작업을 해온 최 회장은 지난해 1월 횡령 혐의로 구속수감된 뒤 집필을 마무리했으며, 판매 수익금은 전액 기부된다. 이처럼 재벌 회장들이 펴낸 책에는 그들의 평소 생각과 소신도 담겨 있다. 재벌 회장들이 쓴 책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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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은 이 책에서 ‘사회적 기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 배경’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기업의 필요성’ ‘사회적 기업의 현실과 한계 및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 등에 대해 기술했다. 사회적 기업 생태계 조성을 평생 과업으로 삼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특히 사회적 기업에 대한 가치평가를 기반으로 한 SPC(Social Progress Credit·사회문제 해결 정도에 비례해 사회적 기업에게 제공하는 인센티브) 개념을 최초로 제안했다.

그는 “기존에 사회문제 해결을 담당했던 정부나 비영리 조직, 영리기업의 CSR 활동을 강화하는 방식으로는 사회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며 “SPC를 활용해 사회적 기업이 투자를 유치하고, SPC가 기업의 자산으로 사회적 기업의 지속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면 사회적 기업을 창업할 수 있는 공간은 지금보다 훨씬 넓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지난 해 인문학 발전을 위해 사재를 털어 출판사 ‘우정문고’를 설립했다. 동시에 자신이 직접 저술한 역사서와 인문학서적 등을 펴냈다. 그 중에는 이 회장이 편저자로 참여한 편년체 역사서 ‘6·25 전쟁 1129일’ 이 있다. 1051쪽 분량의 컬러 양장본으로 꾸며진 이 책은 1950년 6월 25일 전쟁 발발부터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까지 6·25전쟁 1129일간의 날씨, 전황, 국내외 정세와 관련 국가 상황 등을 일지 형식으로 정리했다. 책에 대한 학계의 평도 괜찮은 편이다. 학계에서는 ‘6·25전쟁의 역사적 사실이 잘 기록됐다’는 호평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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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이 기업 총수로서는 이례적으로 전문 역사서를 펴낸 데는 어린시절 겪은 해방직후 좌우익의 갈등과 전쟁의 아픔을 후세대에게 전하고 싶은 의지 때문이다. 이 회장은 6·25 발발 60주년이었던 2010년 책 출간을 결심하고 미공개 사진 등 각종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이 회장은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을 보완한 ‘임대주택정책론’ 개정증보판과 시대 및 지역별로 한국의 주거 형태를 분석한 ‘한국주거문화사’를 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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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회장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옛 동아제약) 회장은 2012년 한자책을 냈다. 책 제목은 ‘동아제약 강신호 회장이 엮은 생활한자 3000자’. 기초한자 1800자와 기타 1200자 등 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한자어를 담았다. 강 회장의 한자 사랑은 이미 업계에서 유명하다. 강신호 회장은 우리말을 보다 정확히 이해하고 중국어의 기초를 닦기 위해선 한자를 이해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신입 사원 채용 지원자들은 자기소개서도 한자로 작성해야 하며 회사 내부의 주요 공지문도 한자로 게시된다. 승진 시험에도 한자는 필수 과목이다. 외국어, 한자에 관심이 많은 강 회장은 최근 중국어 공부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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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비공개 증언이 담긴 대화록 ‘김우중과의 대화 - 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가 지난 8월 출간됐다. 이 책의 저자인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와 김우중 회장은 2010년 책 출간에 합의하고 2012년 여름부터 책 집필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 서울 등지에서 20여 차례 만나 150시간 대화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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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그는 이 책에서 ▷대우의 성장과 해체 ▷IMF(국제통화기금) 프로그램의 문제점 ▷이후 재판 과정과 최근 ‘김우중 키즈’ 양성 등에 대한 입장을 담았다. 특히 김 전 회장은 대우자동차(현 한국 GM) 매각과정에 대해 “외환위기 극복 방안을 두고 경제 관료들과 충돌하면서 대우차가 미국의 GM에 거의 공짜로 넘어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이 그룹의 성장과 해체에 대해 술회한 것은 1999년 대우그룹이 좌초한 지 15년, 자신이 저술한 베스트셀러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를 펴낸 지 25년 만이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967년 세운 자본금 500만 원의 대우실업을 자산 76조 재계 2위의 그룹으로 키웠다. 하지만 1999년 외환위기로 그룹은 해체됐고 자신은 해외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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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지난달 조직문화 개선 의지가 담긴 기업문화 지침서 ‘패셔니스타(Passionista)’를 발간했다. 이 책은 유통업계뿐 아니라 타 업종의 주요 기업들로부터도 구매 문의가 쇄도했다. ‘패셔니스타’는 현대백화점그룹의 핵심 가치인 열정(Passion)을 바탕으로 목표를 이뤄가는 사람’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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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 회장은 ‘패셔니스타’ 서문에서 “변화 무쌍한 환경에 따라 대응 전략을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내부 구성원들이 환경 변화에 효율적이고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과 마인드를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200쪽 분량인 이 지침서는 열정·자율창의·지속성장·업무혁신·고객지향·상생추구 등 6개 핵심가치를 25개 주제로 나눠 75개의 행동지침으로 세분화했다. ‘회의실에서 침묵은 직무태만이다’ ‘회장님 위에 계신 고객님’ ‘매출 목표보다 고객 이익이 우선’ 등의 내용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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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K그룹 정우현 회장의 자서전인 ‘나는 꾼이다’가 지난달 영문판으로 출간됐다. 이번 ‘나는 꾼이다’ 영문판 출간은 미스터피자를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점포를 가진 글로벌 NO.1 브랜드로 성장시키겠다’는 정회장의 강한 의지표현이다. ‘나는 꾼이다’는 1990년 정회장이 미스터피자 1호점을 창업할 당시부터 국내 450여개의 매장을 개설하고 중국·미국 등에 진출하기까지 기업 성공스토리와 경영철학, 핵심가치에 관한 내용이 담겨있다.

미스터피자가 어떻게 대한민국의 경쟁력 있는 피자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었고 글로벌 진출의 원동력이 무엇인지를 비롯해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는 레시피 이야기 등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정 회장은 출간과 관련, “해외 파트너들에게 대한민국 1등 브랜드 미스터피자를 알리는 것 또한 관계 구축에 효과적인 방법이라 판단해 영문판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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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둘째 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는 지난 7월 동화책 ‘지니의 콩닥콩닥 세계여행’을 출간했다. 초등학교 5학년인 지니가 혼자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단순히 여행지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는 여행책과는 다르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초등학생이 스스로 해외여행을 준비하고 경험하는 과정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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