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개헌논의 재점화…野 지도부와 비공개 회동

우윤근, 원혜영 등과 만나 "정기 국회 후 개헌 논의" 의견 모아

여권 내 비주류 중진이자 대표적 개헌론자인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개헌론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 블랙홀’ 입장을 거듭 강조해 여권 내부에선 일단 정기국회 이후로 미뤄진 개헌 논의를 본격 전개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의원은 국회 대정부질문 첫날인 31일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와 원혜영 정치혁신실천위원장 등과 비공개 회동했다. 이 자리엔 이군현 새누리당 사무총장도 동석했다. 국회에서 이미 활동중인 ‘개헌추진 국회의원 모임’ 회원들의 만남이었지만 공교롭게도 여야 지도부의 핵심 인사들이 참석해 관심이 집중됐다.

이 의원은 그간 라디오 등에 출연해 개헌의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그러나 이번처럼 여야 중진을 모아 관련 문제를 논의한 것은 ‘김무성 대표발(發) 개헌 파동’ 후 처음이다. 회동에서 참석자들은 정기국회 이후 개헌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국회 개헌특위 구성을 추진, 국회 차원에서 개헌 문제를 다루겠다는 의지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에 대한 헌법불합치 판결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휘 구성이 불가피한 만큼 개헌론을 다시 꺼내들 적기라는 판단이 깔렸다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이미 여야 내부에선 이번 기회에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 선거제도 개편 논의까지 함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모임의 한 참석자는 “원래 개헌 모임을 같이하던 사람들이 모여서 차 한 잔 한 것”이라며 “개헌을 위해 같이 노력하자고 입장을 모았고, 이미 국회에서 개헌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있으니 정기국회를 마무리하면서 개헌 논의도 추진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정도의 이야기가 오갔다”고 전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개헌특위를 구성하도록 노력하자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정기국회 끝나고 연내 개헌특위를 구성하자는 데 이미 공감대가 형성돼 있고, 이를 위해 다 같이 노력하자는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