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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뿌리까지 흔드는 다중채무…제2카드대란 우려도 나와

경제 뿌리까지 흔드는 다중채무…제2카드대란 우려도 나와

기사승인 2014. 11. 03.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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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채무의 늪으로 빠져드는 중산층
캡처
보통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은 신용등급 체계에서 1~2등급으로 분류된다.

중견기업 이상으로 범위를 확장하면 1~4등급 정도의 신용등급이 책정된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중산층’으로 분류되는 계층이다.

이런 중산층 차주들마저 다중채무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 데는 저금리 현상의 장기화와 과도한 금융사들의 경쟁이 주된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2000년대 한국경제를 심각하게 흔들었던 카드대란과 같은 사태도 우려하고 있다.

다중채무의 첫 번째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장기 저금리 현상이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2012년 7월 연 3.0%로 내린 이후 지난달까지 4차례에 걸쳐 금리인하를 계속 단행해왔다.

2년 이상 2%대의 기준금리가 유지되자 대출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어들면서 중산층의 가계부채는 급격히 늘어난 셈이다.

금융권의 관계자는 “저금리는 당연히 대출을 받는 부담을 줄여주고 이는 부채증가로 이어지게 된다”고 전했다.

금융사들의 무분별한 대출도 다중채무 증가에 한 몫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가계신용분석팀 관계자는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등에서 경쟁이 심하다”며 “예전에는 대다수가 한 개 은행만을 이용했지만 요즘은 금리가 낮은 곳을 찾아 여기저기 금리쇼핑을 많이 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다중채무에 대해서는 개별 은행에서는 필터링이 안 되고 있다”며 “그런 부분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과도한 부채로 인한 중산층의 몰락과 경제 활력 저하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장은 “지금과 같이 경기가 침체가 계속된다면 사회전반에서의 부채 변제능력이 떨어지면서 신용등급이 좋은 사람들조차도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중산층의 과도한 부채 규모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이 관계자는 “카드도 예전에 그래서 문제가 많이 생겼다. 조건이 좋으면 여러 가지 카드를 발급받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그게 카드사태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2000년대 초반 카드대란도 카드사들이 무분별한 카드발급 경쟁으로 인해 금융소비자들이 상환능력을 넘어서는 카드를 사용하게 됐고 카드빚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급격히 증가한 것처럼 지금의 상황도 위험수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

이와 관련, 정성태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전반적으로 부채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빚에 대해서 둔감해지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금리와 금융사의 과도한 대출경쟁 속에서 국민들이 돈을 빌리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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