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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설빙’ 놓고 컨트롤비트 대란

[기자의눈] ‘설빙’ 놓고 컨트롤비트 대란

기사승인 2014. 11. 1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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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기자-1
컨트롤비트는 미국 랩퍼 빅션의 ‘컨트롤(Control)’이란 노래의 박자를 뜻한다. 이 박자가 유명해진 건 국내 랩퍼들이 힙합 디스전을 벌이면서부터다. 설빙을 두고 이러한 힙합 디스전 양상과 같은 설전이 펼쳐지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업계 관계자 2명 이상만 모이면 설빙이야기가 나올 정도란 우스개 소리까지 있다. 이러한 과도한 관심에 언론까지 합세하며 연일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일각에선 무분별한 점포 확장과 계절메뉴의 한계점으로 인해 가맹점주들이 적자에 허덕이며 폐업하는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다른 한편에선 한국식 디저트 카페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부분에 후한 점수를 줘 칭찬일색이다. 유명 글로벌 프랜차이즈 독주를 막은 것은 물론,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는 브랜드라고 평가한 부분이 적용됐다.

이처럼 설빙은 지난 1년간 가장 핫한 이슈메이커였다. 눈꽃빙수라는 새로운 아이템으로 단박에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승승장구하며 놀라운 점포확장을 일궈냈다. 불과 2년도 안돼 이뤄낸 성과다. 신드롬에 가까운 열풍을 불러온 주인공임엔 틀림없다.

하지만 긍정적 평가가 쏟아지는 만큼의 우려와 비난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성수기라 불리는 여름엔 젊은 입맛들이 포진돼 있는 대형 상권을 중심으로 길게 줄을 선 모습이 심심치 않게 목격됐다. 그러나 가을을 지나 겨울을 맞는 현재의 모습은 상반된다. 브랜드를 론칭할 때 ‘빙수’란 아이템이 시즌 메뉴인 점을 고려했다면 메인 메뉴를 보완하고 수익률을 높여줄 대안과 정책이 실시돼야 했지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팥죽을 먹고 싶으면 팥죽 전문점을 찾고 차를 마시고자 할 때는 카페에 들리게 된다. 설빙의 메뉴에서 파생되거나 전혀 다른 차별성 있는 메뉴가 필요하다. 지금의 메뉴와 임기응변식 대응은 매출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점은 빠른 점포 확장과 집중 개설에 있다. 일명 되는 상권에 포화현상은 경쟁을 넘어 제 살 깎아먹기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정체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은 측면도 있다지만, 실제 운영자의 입장에서 보면 가게가 너무 많다보니 매출성적이 나쁠 수밖에 없다. 거기다 본사 관리능력이 기대에 못 미친 부분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렇다고 문제를 인지 못하고 있다거나 개선의 여지가 없었다면 무자비한 비난을 받아 마땅하지만 꼭 그렇지 않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설빙으로 영입된 모 임원은 기자와 단독으로 만난 자리에서 “현재 가맹사업 개설보다는 브랜드 내실을 다지고 점주들의 매장 매출을 올리는 방안을 연구하고 전략을 수립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많은 걱정과 비관적인 시선을 받는다는 걸 다 알고 있다.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파악하고 개선하려는 노력들을 펼치고 있으니 조금 기다려 달라”고 진심어린 호소를 했다. 실제로 신 메뉴 출시와 가맹점주 서비스마케팅 교육, 적자 매장 관리를 발 벗고 나서며 변화의 움직임이 포착됐다.

그럼에도 연일 설빙 관련 뉴스들은 끊이지 않고 쏟아지고 있다. 경각심을 고취시키고 향후 잘못된 사례가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한 올바른 비판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 이것이 언론이 갖춰야 할 덕목일 것이다. 그러나 일부는 비판을 위한 비판, 가십성으로 다루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자칫 아이템 전반이 문제가 있다고 비춰지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일 수 있기에 우려스러운 것이다.

지금도 빙수를 테마로 한 수 백 개의 점포들이 운영되고 있다. 그 자영업자들에게 제2의 피해가 발생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가뜩이나 불황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창업시장에도 막대한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도 염두 했으면 좋겠다. 타 경제 분야에 비해 프랜차이즈 업계는 조그마한 이미지 타격에도 피해가 직접적으로 발생된다. 대부분이 생계형 창업 형태의 서민 자영업자라고 생각한다면 조금 더 신중을 기하고 정확한 사실에 근거한 합리적인 비판이 동반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디스 전이 유행한다고 너도 나도 낄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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