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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균의 Zoom-人] 위기가 불러 들인 ‘위기 검투사들’

[정해균의 Zoom-人] 위기가 불러 들인 ‘위기 검투사들’

기사승인 2014. 11. 15.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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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춘수 한화 기획조정실장
한화그룹 금춘수 경영기획실장
“구관이 명관이다?” 최근 재계에서 ‘올드보이(Old Boy)’들의 복귀가 주목받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왜 올드보이들을 다시 불러모은 것일까? 이에 대해 컴백한 올드보이의 면면을 분석하면 답이 나온다. 돌아온 올드보이들에겐 ‘위기’라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기업들은 이들 ‘위기의 검투사들’을 내세워 정면돌파를 꾀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정통 한화맨’인 금춘수 전 한화차이나 사장(61)을 그룹의 컨트톨타워인 경영기획실장에 임명했다. 그룹이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금융과 태양광 등 주력 사업들이 부진을 면치 못한 데 대한 쇄신형 인사로 평가된다. 금춘수 신임실장은 2004년부터 한화생명 경영지원실장을 맡아 회사의 누적 적자를 단기간에 해소하는 등 괄목할 만한 경영 실적 개선을 이룬 주인공이다.

그 공로로 2007년부터 4년간 첫번째로 그룹 경영기획실장을 맡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에 기여했다. 2011년부터 올 8월 말 귀국 직전까지 한화그룹의 중국 사업을 총괄하는 ‘한화차이나’ 초대 CEO(최고경영자)로 일해왔다. 한화는 금 실장을 경영기획실장 자리에 두번째 임명함으로써 그의 위기 관리 능력과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을 통해 현재의 경영 난국을 타개하고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맡겼다. 경북 안동 출신인 금 실장은 대구 계성고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1978년 ㈜한화에 입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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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권오갑 사장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63)도 위기에 빠진 친정 현대중공업의 분위기 쇄신을 위해 4년 만에 ‘안살림’ 책임자로 지난달 복귀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그룹기획실장 겸 현대중공업 사장에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을 임명했다. 앞서 지난 9월엔 최길선 전 대표이사 사장을 조선·해양·플랜트 부문 총괄회장으로 선임했다.권 사장은 현대중공업 부사장을 거쳐 2010년부터 현대오일뱅크 사장을 맡아 최악의 상황이던 회사를 ‘알짜배기’로 변신시켰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매출 20조2650억원, 영업이익 4033억원을 올렸다. 규모는 정유 4사 중 가장 작지만, 2011년부터 3년 동안 연 평균 2% 이상 높은 영업이익률을 올렸다. 정유업계는 올해 상반기 큰 폭의 실적 악화를 기록했으나 현대오일뱅크는 정유 4개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냈다.

반면 ‘세계 1등 조선소’인 현대중공업은 올 2분기에 1조1037억원의 영업 손실로 1973년 회사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의 적자를 내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감 확보를 위해 저가 수주에 치중한 게 부메랑이 돼 일할수록 적자가 쌓였다. 현대중공업에서 경영관리, 영업 등을 두루 경험한 권 사장에게 수익성 개선과 흐트러진 조직 내부 결속을 다지는 일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겨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소진세
롯데그룹 소진세 대외협력단장
지난 8월 ‘제2롯데월드’ 개관 지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던 롯데그룹은 그룹 내 마당발로 통하는 소진세 롯데슈퍼·코리아세븐 총괄사장(64)을 대외협력단장에 겸임 발령했다. 올해 초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한 지 6개월여 만에 조직을 신설하면서 인사 발령을 추가로 냈다. 123층 초고층 타워와 백화점 쇼핑몰 면세점 등이 들어서는 저층부 몰로 구성된 제2롯데월드 사업은 당초 지난 5월 개장이 목표였으나 교통·안전문제 등이 불거져 개장이 계속 미뤄져 지난달 문을 열었다.

사실상 롯데가 그동안 축적해 온 유통·건설·식품·관광 역량이 총집결하는 프로젝트지만 그룹 내 관련계열사 간에 유기적 협력이나 갈등을 조율해줄 컨트롤타워가 없어 정부, 시민단체 등 대내외적으로 불통이 적지 않았다. 롯데백화점 상품본부장, 롯데슈퍼·코리아세븐 대표 등을 지낸 소 사장은 오랜 유통업계 대표생활로 쌓아온 탄탄한 인맥을 자랑한다.

김동철
에쓰오일 김동철 수석부사장
김동철 에쓰오일 수석부사장(64)도 올해 초 회사로 복귀했다. 김 수석부사장은 지난 2012년 10월 정년퇴임했지만, 올해 초 에쓰오일의 CEO 대행으로 회사로 돌아온데 이어 이달 초 수석부사장에 선임되며 공식적으로 복귀했다. 정년을 훌쩍 넘은 데다 퇴임 후 복귀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업계는 대관과 홍보업무를 30년 넘게 맡아온 김 부사장의 복귀에 대해 대외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인사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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