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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금융당국의 명분 없는 LIG손보 인수 승인 보류

[기자의눈] 금융당국의 명분 없는 LIG손보 인수 승인 보류

기사승인 2014. 11. 16.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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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정해용 기자
금융위원회는 지배구조의 불안정성과 손해보험사 인수로 시너지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2가지 점을 들어 KB금융의 LIG손해보험 인수승인을 막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올해 안에 정부의 승인이 안 날 경우 계약이 끝날 수도 있다”며 정부의 태도에 당혹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LIG손해보험 노동조합조차 정부의 이런 태도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KB금융이 LIG손해보험의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은 지난 6월말이었고 그 누구도 당사자간 합의가 난 사항에 대해 정부가 막아 5개월의 시간을 허비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제 금융시장의 거래 당사자도 아닌 정부가 7000억원, 정확히는 6850억원에 달하는 계약을 한 순간에 끝내버릴 수 있는 지경까지 온 게 사실이다.

정부는 금융지주사의 문제점을 말할 때 늘 은행에 대한 집중으로 비 은행 계열사가 성장하지 못한 점을 꼽았다.

하지만 막상 KB금융이 비 은행계열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추진해온 계약에 대해서는 어깃장을 놓는 모순적 행위를 계속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위의 모순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임 전 회장이 사퇴를 하지 않고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당시 금융위원회는 KB금융 사외이사들을 움직여 이사회에서 임 전 회장을 해임토록 움직인 바 있다.

법이 규정해준 권한으로 임 전 회장을 내쫓지 못하겠으니 편법을 사용하는데 KB금융 사외이사들을 동원한 것.

하지만 임 전 회장을 해임시킨 후에는 사외이사들이 KB를 망쳤다며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KB사외이사들 입장에서는 필요할 상황에는 이용하고 필요가 없어진 상황에서는 버리는 토사구팽의 저열한 행위로 읽힐 수도 있는 부분이다.

자율적 의사에 의해서 이뤄진 계약조차 비합리적인 이유로 승인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전 세계투자자들이 보고 있다면 앞으로 우리 금융시장과 정부에 대한 신뢰는 어떻게 될 지 두렵다.

밉보인 인사들 때문에 당연히 이뤄져야 할 승인마저 미루는 정부가 어떻게 금융시장의 혁신을 말할 수 있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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