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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우리은행 매각 무산위기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우리은행 매각 무산위기

기사승인 2014. 11. 2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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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다. 정부가 10년 넘게 매각을 추진해온 우리은행의 연내 매각 가능성이 올해도 희박해졌다. 우리은행은 공적자금이 투입됐다는 이유로 부실채권 규모도 눈덩이다. 임직원들은 혈세 투입에 따른 ‘원죄론’을 내세우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20일 금융권을 살펴보니 최근 우리은행 인수에 유일하게 관심을 표명해온 교보생명보험은 지난 18일 오후 정기 이사회를 열고 우리은행 경영권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결정했다. 그러나 실제 인수 여부는 조만간 열릴 경영위원회에 위임하면서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특히 일각에서 우리은행 인수후보로 거론됐던 중국 안방보험 등 다른 인수후보도 사실상 참여의사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민영화는 내년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원론적으로는 오는 28일 예비입찰을 마친다.

사실 우리은행은 정부의 골칫거리 중 하나다. 시계를 돌려보자. 2011년 정권 실세들이었던 강만수 전 산은금융그룹 회장,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어윤대 전 KB금융그룹 회장이 이른바 ‘메가뱅크론’을 앞세워 우리은행을 산은금융 또는 KB금융과 묶는 방안을 발표하고 ‘글로벌 플레이어’를 만들어보겠다고 주장했던 상황을 현재도 기억하는 이는 많지 않다.

신제윤 현 금융위원장의 ‘직을 걸고 (우리은행 민영화를) 성사시키겠다’던 다짐도 이제는 무색해졌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우리은행 민영화는 과거처럼 차기 금융위원장에게 미뤄지는 게 당연한 수순 아니겠냐”고 비꼬았다.

우리은행이 브랜드 가치와 적지 않은 덩치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외면받는 이유는 다름아닌 정부 때문이다. 공적자금 투입이라는 ‘원죄’가 있어 짧지 않은 시간동안 이런 저런 부실을 흡수해왔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금융그룹의 올해 3분기 기업설명회(IR) 자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부실채권(NPL) 대비 대손충당금 비율을 의미하는 NPL커버리지비율은 2011년 말 144.3%에서 올해 3분기말 92%로 급락했다.

우리은행 임직원들은 억울함을 표한다. 우리은행의 서울 A지점장은 “공적자금 투입이라는 ‘원죄’가 있어 이런 저런 부실을 흡수해온 것이 사실”이라며 “임직원들은 정말 열심히 일해왔는데 어서 빨리 결정이 나서 분위기가 살아나길 바란다”고 한탄했다.

익명을 원한 민간 금융연구기관 고위 관계자도 “우리은행은 공적자금이 투입됐다는 이유로 10년간 정부의 여러 문제들을 흡수해왔다”며 “올해 매각은 이미 어려워보이지만, 누군가가 인수를 해도 감춰진 부실이 엄청날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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