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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한국토요타 사장이 ‘그랜저’를 유심히 본 이유는?

[취재뒷담화] 한국토요타 사장이 ‘그랜저’를 유심히 본 이유는?

기사승인 2014. 11.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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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요타 사장
요시다 아키히사 한국토요타 사장(왼쪽 두번째)이 현대자동차 그랜저를 보며 직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사진 = 박병일 기자
한국토요타가 ‘2015 올 뉴 캠리’를 국내 론칭한 다음날 제주도 서귀포의 아침. 몇 사람이 현대자동차 그랜저를 들여다 보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하고 있다. 손가락으로 테일램프를 가리키고 허리를 숙여 집중해서 보고 있다.

그랜저를 꼼꼼히 살피던 사람들 중 한명은 요시다 아키히사 한국토요타 사장이다. 일본의 최고 완성차 업체인 토요타의 한국법인 사장이 이미 출시된 지 꽤 시간이 지난 그랜저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오히려 생소했다. 현대차라는 존재가 부담스러워 보이는 듯했다.

미국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어오던 캠리가 최근 들어 현대 LF쏘나타에 밀리는 모습이 도드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누적판매 1700만대를 넘긴 캠리는 토요타에게 있어 미국 시장공략의 첨병이자 자사의 가장 대표적인 베스트셀러다.

하지만 최근 캠리의 인기는 예전 같지 않다. 미국에서 LF쏘나타와 그랜저가 중고차 잔존가치 3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캠리는 5위에 그쳤고 자동차 전문사이트인 에드먼즈닷컴에서 선정한 ‘최고의 차’ 승용차 부문에서도 LF쏘나타에 밀렸다. 또 USA 투데이가 발표한 미국 중형차 평가에서는 쏘나타가 1위에 오른 반면, 캠리는 10위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올 뉴 캠리는 국내에 3가지 트림으로 출시됐다. 이 중 가장 하위 모델인 2.5 XLE의 가격은 3390만원으로 기존 2014년 모델에 비해 40만원 올랐을 뿐이다. 수입차 중 나름 가격경쟁력도 갖췄고 토요타라는 브랜드 프리미엄도 어느 정도 예상되고 있다. 비록 엔진과 변속기는 기존 모델과 동일하지만 공기역학적 디자인을 적용해 소음을 줄이고 연비도 잡았다.

그럼에도 풀체인지급 차량을 내놓으면서 연간판매량 목표를 지난해 판매량 3227대보다 낮은 3000대로 잡은 것은 다소 의외였다. 요시다 사장의 조심스러운 모습이 역력해 보이는 대목이다. 국내 시장에서 어쩔수 없이 경쟁해야 하는 현대차 LF쏘나타와 그랜저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도 예상 밖이었다. 어쩌면 최근 들어 일본차 브랜드에 대한 인기가 식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래서 한국토요타는 고객에게 좋은 제품으로 만족도를 높이고 재구매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에 더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는지도 모른다. 국내 시장에서 경쟁상대를 묻는 질문에 요시다 사장은 “한국내에서 현대차의 위상은 이미 높이 있다”며 “캠리는 독일·미국 등 수입차 업체와 경쟁할 것”이라고 겸손한 답변을 내놨다.

매력적인 자동차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무거워진 차체로 인한 연비 효율성 악화를 막기 위해 기어 변속비를 늦추는 극약처방을 쓴 캠리가 국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와 독일 명차들 틈바구니에서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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