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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인사이드] ‘책상머리 행정’ 걱정되네요

[세종인사이드] ‘책상머리 행정’ 걱정되네요

기사승인 2014. 11. 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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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실
세종청사에 있는 국무총리실
“정책과 현장의 괴리를 늘 지적당하는 입장인데 세종에 있다보니 현장을 더 찾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네요.”

정부세종청사에서 근무하는 한 중앙부처 공무원의 얘기입니다.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해야 하는 업무를 하고 있는 이 공무원은 서울과 세종청사를 오가는 통근버스를 이용하지 않고 세종에서 상주하고 있다고 합니다.

국회에서 열리는 입법 공청회나 정책 세미나 등에 참석하기 위해 가끔씩 서울을 찾게 된다는 그는 업무상 필요에 의해 현장을 방문해야 할 때가 있지만 그게 마음처럼 쉽지 않다고 했습니다.

국가균형발전이란 ‘대의’를 위해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 건설이 이뤄졌습니다.

2012년 말부터 시작된 중앙행정기관의 세종시 이전은 올 연말 법제처, 국민권익위원회, 국세청, 소방방재청 및 소속 기관, 국책연구기관 등의 3단계 이전을 끝으로 마무리됩니다.

2010년 초 정치권을 중심으로 세종시 수정안 논란이 가열되면서 국론분열과 갈등이 증폭됐고 그 때문에 도시 조성 공사가 지연되는 문제를 낳았습니다.

그 영향으로 각종 인프라 조성 계획까지 한템포씩 늦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금도 세종시로 이전한 중앙부처 공무원들은 정주여건 열악으로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호소합니다. 문화 인프라 부족에 대한 불만은 한참 후순위로 밀려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충청권 시민단체들은 정부 세종청사 공무원 통근버스 운행 중단과 관사 폐지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국회가 세종시 조기정착을 염두에 두고 예산을 심의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모두 일리가 있는 있는 얘기입니다.

지금처럼 인프라가 열악한 상황에서는 세종시에서 상주하기 힘들다는 쪽이나 서울과 세종을 오가는 공무원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도시 정착이 늦춰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쪽이나 고민이 깊어 보입니다.

그런데 그 사이 잊고 있었던 게 바로 업무 효율성인 듯합니다. 세종시에서 일하는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정부 서울·과천 청사와 국회를 오가며 쓴 출장비가 올해 상반기에만 75억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단지 비용면에서만 비효율적인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정책을 입안하는 공무원들이 현장의 소리를 듣기가 예전보다 더 어려워진 측면도 있어 보입니다.

정치, 경제, 문화, 사회 등 각종 이슈가 몰려있는 곳에서 멀어져 ‘책상머리 행정’만 양산하는 것은 아닐런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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