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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여, 중년의 우울증 이겨내기

남과 여, 중년의 우울증 이겨내기

기사승인 2014. 11. 2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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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게 사는 것을 자랑으로 생각하고, 지칠 때까지 일해야 안심하고, 자신이 막중한 과제를 진 것처럼 생각하며 살다가 중년이 돼 그것이 실현 불가능한 망상이었다고 깨닫는 순간 마음의 균형이 깨지고 우울증이 찾아온다. -다카하시 요시토모의 <인생의 2번째 고비 우울증> 중에서

중년은 인생의 정점에 있지만 노년으로 하강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젊지도, 늙지도 않은 시점에서 상승하던 삶이 갑자기 내리막길로 전환할 때 위기를 맞게 된다. 정신과 의사이자 정신의학 연구자인 저자 다카하시 요시토모가 관찰한 일본 중년의 자화상은 마치 우리 중년의 모습을 직접 보는 듯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건강보험 심사 결정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울증 진료인원은 2009년 55만6000명에서 지난해 66만5000명으로 5년간 19.6%(10만9000명)나 증가했다. 연령대별 진료인원은 70대 이상이 22.2%로 가장 높았고, 50대 21.0%와 60대 17.5%가 뒤를 이었다.

70대 우울증 환자는 5년 동안 5만3552명이 급증했고, 50대도 3만5013명 증가했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만성질환과 베이비부머 세대인 50대 진입의 영향으로 분석됐다. 40대 이상 여성 진료인원은 전체 진료인원의 절반 이상인 53.5%를 차지했다. 폐경과 성장한 자녀들의 독립 등으로 인해 느끼는 심리적 허무감이 우울증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우울증은 생물학적으로는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등 신경전달물질이 부족해 나타나는 질환이지만 사회심리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야기된다. 40~60대 중년 시기의 우울증은 주로 사회경제적 위치와 신체적 증상이 변하면서 생긴다.

중년 남성은 은퇴기·중년 여성은 폐경기에 우울증

남성은 만 55∼65세에 직장에서 은퇴하면서 가장으로서 권위를 상실했다는 생각에 침울해진다. 정신분석가 카를 융은 ‘상승정지 증후군(Rising stop syndrome)’이란 용어로 중년 남성의 변화를 설명했다. 사회적 성공을 위해 매진하다가 어느덧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음을 깨닫게 된 중년 남성들이 우울증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성은 만 45∼55세 폐경기에 성호르몬 저하에 따른 증상으로 우울증이 잘 생긴다. 혼신의 힘을 다해 남편과 아이를 위해 희생한 뒤 찾아오는 ‘빈둥지 증후군(Empty Nest Syndrome)’도 중년 여성의 우울증으로 발전한다.

우울증은 주요우울증, 기분부전증, 계절성 정동장애, 양극성 우울증(조울증에서의 우울 현상)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증상으로는 우울증 환자의 80% 정도가 수면장애를 겪고 식욕이 감퇴되거나 비정상적으로 식욕이 증진되기도 한다. 불안증상도 흔하게 동반되며, 피로감을 쉽게 느낀다. 또 자신에 대해 무가치함을 호소하거나 지나친 죄책감을 가진다. 성기능 장애도 올 수 있다.

중년 남성의 우울증은 일반적인 우울증과 달리 자신이 우울하다는 것을 잘 느끼지 못할 뿐 아니라 감정을 드러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무기력함, 의욕 및 기력 저하 등을 보인다. 중년 여성의 경우 폐경기 증상의 일환으로 안면홍조, 열감 등이 나타난다. 특히 40대 주부에겐 화병이 많이 생긴다. 가슴이 답답하고 속에서 열이 치밀어 오르는 증상을 보인다.

우울증이 있는 중년의 경우 경제적인 손실이나 실직 그리고 남편의 사회적인 성공과 자녀들의 성장 후에 느끼는 상대적인 초라함 등에 의해서도 계절성 우울증이 생길 수 있다. 여성이 감성적으로 주변 환경에 민감한 편이며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중년층 이상의 주부에서 우울증이 잘 발생한다.

일조량이 줄어드는 가을·겨울철에 시작된 우울증은 일조량이 늘어나는 봄, 여름에 저절로 회복되기도 하는 특징이 있다. 계절성 우울증은 일조량 변화가 큰 북유럽에서 더 많이 생긴다.

Guide | 정신과 전문의가 조언하는 우울증 예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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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제공=강북삼성병원
본인 스스로 일상생활에서 우울증을 예방하는 습관을 실천할 수 있다.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전문의·의학박사에게 생활 속 우울증 예방법에 대해 들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을 통해 신체활동을 늘리는 것입니다. 운동이라고 해도 기분전환의 목적으로 하느냐, 우울 극복에 도움이 되는 실효성 목적으로 하느냐가 중요하죠. 병을 고치기 위해선 약에도 적정 용량이 필요하듯이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되는 운동도 적정 용량이 필요합니다.

적정 운동량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연구결과가 나와 있는데 미국 예방의학회지(2005년)에 실린 던 박사 등의 연구에 따르면 통상 20km를 주 3~5회로 나눠 뛰는 것을 권합니다. 주 3회를 뛴다면 한 번에 7km, 5회 뛴다면 4km가 적당해요.

뛰기 힘들다면 걷는 것도 좋습니다. 90분씩 주 3회가 적절해요. 주 5회 걷는다면 한 번에 50분 정도, 매일 걷는다면 40분 정도입니다. 이렇게 꾸준히 해야 우울증 예방이나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도움말=보건복지부, 강북삼성병원

◇내가 혹시 우울증?
임상적으로 최소한 2주의 기간 동안 다음 9가지 중 5개 이상의 증상이 나타나며 원래 가지고 있는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 우울증을 생각해볼 수 있다.
1. 거의 하루 종일 우울한 기분이다.
2. 거의 매일 모든 것에 대한 흥미가 눈에 띄게 사라진다.
3. 식이요법을 하지 않는데도 체중이 줄거나 또는 늘어난다.
4. 거의 매일 불면증이나 수면 과다에 빠진다.
5. 안절부절 못하거나 행동이 느려진다.
6. 거의 매일 피로감 또는 에너지 상실을 경험한다.
7. 자기 자신이 무가치하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다.
8. 집중력이 감퇴하고 어떤 결정도 내리기 어렵다.
9. 죽음에 대해 계속 생각하고 자살의 유혹을 느낀다.
자료: 강북삼성병원

◇우울증을 예방할 수 있는 생활습관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다.
-운동하는 습관을 갖는다.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습관을 가진다.
-알코올은 우울증 치료의 적이므로 반드시 피한다.
-명상과 요가, 이완요법이 도움이 된다.
-낮잠을 30분 이내로 하고 침대는 잠을 자는 용도로만 사용한다.
자료: 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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