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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꼴찌뱅크 3관왕’…글로벌화·다각화·고수익화 낙제점

KB ‘꼴찌뱅크 3관왕’…글로벌화·다각화·고수익화 낙제점

기사승인 2014. 11. 23.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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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지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국민은행장을 직접 맡으며 의욕을 불태우고 있지만, 국민은행이 글로벌화·다각화·고수익화 등의 핵심 영역에서 은행권 꼴찌를 면치 못하면서 윤 회장의 앞날에 적지 않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과 국민은행의 수장을 맡았던 외부 출신 최고경영자(CEO)들이 해외 투자나 인수합병(M&A) 실패, 영업력 훼손 등의 ‘낙제 경영’을 거듭하면서 국민은행은 여러 영역에서 경쟁은행에 훨씬 뒤처진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영업에만 치중하는 ‘우물 안 개구리’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중은행들이 경영 최우선 목표 중 하나로 삼는 글로벌화에서 국민은행은 은행권 바닥을 벗어나지 못한다.

해외법인, 지점, 사무소 등을 모두 합쳐 국민은행의 해외 영업망은 16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외환은행(91곳), 우리은행(73곳), 신한은행(69곳) 등 경쟁은행의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심지어 국민은행보다 덩치가 훨씬 작은 기업은행(23곳)보다도 적다.

이는 2008년 강정원 전 행장 시절에 단행했던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투자에서 1조원 가까운 손실을 낸 후 해외시장 진출에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한 결과다.

최근 한국은행이 원·위안화 직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도입한 시장 조성자로 신한, 우리, 기업, 외환은행 등 경쟁은행이 모두 선정됐음에도 국민은행은 탈락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글로벌화에 실패했다는 단적인 증거다. 경쟁은행들이 앞다퉈 위안화 예금, 대출 등의 상품을 내놓는 등 ‘위안화 마케팅’에 여념이 없지만, 국민은행은 이마저도 뒤처지고 있다.

미래 고수익 사업으로 키울 수 있어 시중은행들의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인 프라이빗뱅킹(PB) 영업에서도 국민은행의 ‘저(低)경쟁력’은 이어진다.

올해 9월말 기준으로 국민은행의 10억원 이상 예치 고객의 예금 총액은 2조9000여억원에 불과하다. 7조원에 달하는 하나은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은 물론 신한은행(5조2천억원), 우리은행(4조4천억원)에도 훨씬 뒤진다. 국민은행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작은 씨티은행도 4조5000억원에 달한다.

국민은행의 지점 수가 1161개, 직원 수가 2만1000여명으로 국내 최대의 영업망을 갖췄다는 것에 비춰보면 상당히 미흡한 실적이다.

이자수익에만 매달리는 국내 은행들이 비이자수익 비중이 50%에 육박하는 미국, 일본 등의 선진 은행을 쫓아가기 위해서는 자산관리 부문의 적극적인 육성이 필수인데 국민은행은 부자 고객 유치에 실패한 셈이다.

금융그룹의 다각화에서도 KB의 실패는 두드러진다.

경쟁 금융그룹인 신한은 2002년 굿모닝증권을 신한증권과 합병한 후 대형 증권사로 키워냈으며, 신한생명도 업계 5위까지 올려놨다. 하나금융지주는 2005년 대한투자증권을 인수해 대형사인 하나대투증권을 만들어냈다.

농협금융지주의 경우 우리투자증권합병으로 NH투자증권이 명실상부한 업계 1위로 올라섰으며, 농협생명은 부동의 1위였던 삼성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보험료 수입이 빠르게 늘고 있다. 다각화의 모범 사례인 셈이다.

반면, KB금융지주는 어윤대 전 회장 시절 ING생명 인수 실패에 이어 LIG손해보험 인수마저 금융당국과의 갈등으로 불투명한 상태다. 다각화의 낙제생이라고 할 수 있다.

은행 부문 의존도를 낮추고 자산관리 부문을 과감히 키우기 위해서는 대출, 보험, 증권 등의 교차 판매와 여러 금융상품을 아우르는 ‘원스톱 서비스’가 필수라는 점에서 이는 심각한 취약점이 아닐 수 없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KB를 지켜보고 있으면 덩치는 크지만 왠지 뒤쳐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지배구조의 안정을 이루지 못한 채 여러 CEO들이 일관되지 못한 경영전략을 편 것이 원인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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