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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줄어든 대일 수출, 한국경제에 ‘핵폭탄’ 던지나

확 줄어든 대일 수출, 한국경제에 ‘핵폭탄’ 던지나

기사승인 2014. 11.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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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로 일본 내수 진출에 어려움 겪어, 경쟁력 확보 절실
대일수출그래프
# 휴대폰 액세서리를 수출하는 중견기업 A사는 주력 시장인 일본으로 수출 비중을 줄이는 대신 홍콩시장의 비중은 크게 늘렸다.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일본에서는 더 이상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 자동차 등속조인트에 들어가는 부품을 수출하는 B사는 대 일본 수출을 지속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원-엔 환율이 계속 떨어지는 만큼 수출을 해도 돈을 벌지 못하는 ‘적자수출’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수십년 간 우리 경제와 보조를 맞췄던 일본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다. 엔저로 인해 대일본 수출에 애를 먹는 국내 업체들이 눈덩이 불어나듯 늘고 있다. 수출선을 다변화하고 싶지만 대체할 시장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우리 수출업체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대일본 수출 사상 최저, 엔저가 원인
23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2011년 10월 1575.99원까지 갔었던 원·엔 환율을 21일 기준 943.93원까지 떨어졌다.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한 때 우리나라 산업의 가장 큰 수출 대상국이었던 일본으로의 수출도 급감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대일 수출액은 244억4000만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4253억7000만달러)의 5.7%에 그쳤다. 같은 기간 대중국 수출액 비중은 24.9%로 대일 수출보다 4배 이상, 대미 수출은 12.0%로 2배가량 높아진 것과 비교된다.

1973년 대일 수출 비중이 36.8%에 달했다는 걸 감안하면 시간이 갈수록 일본의 영향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표 참조>

◇엔저 대안 없어, 가공무역 활성화 시켜야
대일 수출의 효자 종목으로 불렸던 철강, 기계류, 석유제품, 자동차, 무선통신 업계에도 최근 들어 부정적인 영향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석유제품의 경우 최근 일본 현지에서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증가, 절전형 제품의 확대들로 인해 한국 기업들의 수출은 계속 줄어들 전망이다.

무선통신의 경우 일본 최대 통신사인 NTT도코모가 엔저 등으로 소니 및 자국 업체들과의 제품거래를 강화하면서 삼성과 LG 등 한국 업체들의 입지가 크게 좁아진 상태다.

이렇게 국내 산업 전반에서 엔저 영향으로 일본 현지 시장 수출에 애를 먹고 있다. 일부 업체는 일본 대신 호주나 홍콩, 중국 등 다른 나라로 수출선을 돌리려 하고 있지만 일본과의 거래에 최적화돼 있는 만큼 다른 나라 진출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결국 우리 수출업체들로서는 일본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는 셈이다.

장상식 무역협회 동향분석실 연구원은 “우리 수출기업들이 생산력을 강화하고 수출 활로를 강화해 가격 경쟁력 확보를 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제품군을 다변화하는 등 비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남규 산업부 수출입 과장은 “엔저를 활용해 일본에서 제품을 싸게 들여와서 한국에서 가공해 해외로 수출하면 이윤을 남길 수 있다. 그런 만큼 현 시점에서는 가공 무역에 대한 활용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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