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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FC 박준혁, 지옥과 천당을 오가다

성남FC 박준혁, 지옥과 천당을 오가다

기사승인 2014. 11. 2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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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성남FC의 골키퍼 박준혁이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박준혁은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2014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눈부신 선방으로 팀의 4-2 승리를 이끌어냈다.

박준혁은 이날 성남의 주전 골키퍼답지 않은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전반 22분 박준혁은 결정적 실수를 범했다.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슬라이딩하며 볼을 잡다 놓친것이 화근이었다.

흘러나온 볼을 에스쿠데로가 드리블을 해가며 골문으로 돌진하는 상황에서 박준혁은 재빠르게 일어나 에스쿠데로에게 슬라이딩 태클을 시도했다.

다행히 볼이 박준혁의 발에 튕겨져 나가며 바운드가 일어났고 에스쿠데로의 슈팅 타이밍을 빼앗았다. 한 템포를 빼앗긴 에스쿠데로가 뒤늦게 슈팅을 날렸지만 골문을 지키고 있던 곽해성이 머리로 막아내 위기를 넘겼다.

실점으로 연결은 되지 않았지만 팀 분위기를 망칠 수 있을 만큼 큰 실수였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박준혁은 후반에도 아슬아슬한 볼 키핑을 보였고, 후반 24분에는 상대 압박이 없는 상황에서 골문 쪽으로 흐르는 볼을 클리어링하려다 킥 미스를 범해 드로인을 내줬다.

이를 지켜보던 성남 김학범 감독도 박준혁의 잇따른 실수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승부가 연장전으로 흐르고 승부차기로 넘어갈 무렵, 서울 최용수 감독은 김용대 골키퍼를 빼고 유상훈을 투입했다. 이에 질세라 성남 김학범 감독 역시 경기내내 불안했던 박준혁을 빼고 전상욱의 교체를 지시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성남은 교체에 실패했다. 성남이 볼을 밖으로 걷어내지 못하면서 시간은 소진됐다. 김학범 감독은 빨리 밖으로 차버리라며 소리쳤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서울이 볼 소유권을 가진 상황에서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다. 교체를 기다렸던 전상욱은 몸만 푼 격이 됐다.

해프닝이라기엔 너무 황당한 실수였다.

하지만 박준혁이 해냈다. 박준혁은 첫 번째 키커로 나선 오스마르의 슈팅을 완벽하게 막아냈고 세번째 키커로 나선 몰리나의 슈팅 역시 눈부신 선방으로 쳐냈다.

박준혁의 선방이 이어지자 성남 선수들도 신이났다. 첫번째 키커부터 네번째 키커로 나선 김동섭까지 모두 골을 성공시키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날 박준혁은 인생 최악의 경기가 될 뻔했던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뒤바꿔 놓으며 프로 데뷔 후 첫 우승에 감격했다.

아울러 박준혁은 최우수선수(MVP)로 뽑히는 겹경사까지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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