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례자이 모델하우스 앞 길게 늘어선 줄 | 0 | 지난달 분양한 위례자이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개관 전 부터 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제공=GS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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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형 아파트 분양시장에도 마침내 봄이?
소규모 가구 증가로 인기가 시들했던 중·대형 아파트가 최근 부는 분양 훈풍을 타기 시작했다.
미분양 중에서도 악성으로 분류됐던 중·대형 미분양 아파트의 판매가 최근 늘고 있는가 하면, 판교·광교·동탄·김포 등 수도권 일부 신도시를 중심으로 중·대형 아파트 매매값 상승률이 중소형 아파트 가격 상승률을 앞지르고 있다.
2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0월 말 전국 미분양주택은 4만92가구로 전월대비 2.4%(924 가구) 증가했다.
그런데 전체적인 미분양 주택이 늘어난 것과는 달리 중·대형 주택의 경우 오히려 미분양 물량이 줄어들었다. 10월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은 전월(2만4050가구) 대비 1933가구 늘어난 2만5983가구로 집계된 반면, 85㎡ 초과 주택은 전월(1만5118가구)대비 1009가구 감소한 1만4109가구로 나타났다.
광교·김포 등 수도권 일부 신도시에서는 중·대형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중·소형의 증가율을 압도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광교신도시 중·대형 아파트 가격은 전 분기 대비 3.63% 올라 중·소형 평형(60~84㎡) 가격 상승폭(2.55%)을 웃돌았다. 김포한강신도시 역시 85㎡ 초과 평형대 아파트가 2.87% 상승한 데 반해 60㎡ 이하는 1.56%, 60~84㎡는 0.38% 올라 중·대형의 오름세가 눈에 띄었다.
분양시장에서도 수도권 신도시 중·대형 아파트의 인기가 돋보였다. 10월 위례신도시에서 공급된 ‘위례자이’는 전용 101~134㎡의 중·대형으로만 이뤄진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평균 139대 1, 최고 36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올 한해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달성한 단지가 됐다. 미사강변도시 ‘미사강변센트럴자이’ 역시 전용 91~132㎡로 구성된 단지임에도 평균 6.5대 1, 최고 93대 1을 기록하며 청약을 마쳤다.
중·대형 아파트가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중·소형 아파트 인기가 큰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몇년간 가격 상승세를 탄 중·소형 아파트와 달리 중·대형 아파트는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둘 사이 가격 격차가 많이 좁아졌다. 이 때문에 비슷한 값이면 중·대형 평형을 선택하겠다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11월 첫째 주 기준 경기도의 전용 85㎡ 초과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998만원이며,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 매매가는 878만원이다. 2006년 3.3㎡당 460만원 차이가 나던 중·대형과 중·소형 아파트의 가격차가 올해 120만원으로까지 좁혀진 것.
실제로 경기도 과천시 원문동 ‘래미안슈르’ 전용 84㎡와 116㎡의 경우 2011년 매매가가 각각 8억원, 11억7000만원으로 3억7000만원가량 차이가 났다. 하지만 현재는 각각 7억4500만원, 9억원 수준으로 1억5500만원까지 격차가 줄었다.
몇 년 새 중·소형 평형 공급만 집중되면서 중·대형 물량이 줄어든 점,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및 금리인하 등의 각종 금융 지원 정책도 중·대형 평면 인기 부상에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건설사들이 중·소형 공급에만 치중하다 보니 중·대형 물량은 상대적으로 희소성이 커졌다”며 “여기에 중·소형과의 가격차도 줄어들었고 정책완화로 실수요자들의 구매력이 높아지면서 중·대형 평형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