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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빠를 빌려드립니다’ 김상경, 카리스마 벗어던지고 마흔줄에 ‘졸귀’되다

[인터뷰] ‘아빠를 빌려드립니다’ 김상경, 카리스마 벗어던지고 마흔줄에 ‘졸귀’되다

기사승인 2014. 11. 2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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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준원 기자
그간 여러 작품을 통해 묵직한 카리스마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온 배우 김상경이 최근 카리스마를 내려놓고 쾌남으로 변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김상경은 평소에도 무게감을 갖고 있을 것 같은 예상과 달리 기자들과 도란도란 앉아 농담도 던지고 호탕한 웃음도 내뱉으며 시종일관 즐거운 분위기를 이끌어갔다. 가식 없는 자연인 김상경의 모습은 영화 '아빠를 빌려드립니다'의 태만과 KBS2 주말극 '가족끼리 왜이래' 문태주의 모습과 별반 다를 바 없었다.  

홍부용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아빠를 빌려드립니다'(감독 김덕수)는 초등학생 딸이 백수인 아빠를 중고사이트에 올리면서 벌어지는 유쾌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김상경은 극중 명문대 출신이지만 하는 일 마다 실패하며 백수 생활 중인 태만 역을 맡았다. 

그간 '살인의 추억' '몽타주' '타워' 등 주로 묵직한 영화를 해온 그의 코믹 연기는 '내 냄자의 로맨스'(2004) 이후 10년 만이다. 

"첫 촬영이 학교에 가서 교실 창문을 통해 딸에게 인사하는 장면이었어요. 그때 감독님이 코믹연기는 걱정 안 해도 되겠다고 하더라고요. 저처럼 무게감 있는 사람이 이름처럼 태만하고 백수의 느낌을 낼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한 컷 찍어보니 그런 느낌을 받았대요. 오히려 말려야 하는 게 아닐까 하더라고요."

김상경은 현재 '가족끼리 왜이래'에서도 재벌2세 문태주 역을 맡아 순수하지만 엉뚱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평상시에도 유쾌 하려고 노력하는 그이기에 두 작품은 자신이 배우 생활 16년 동안 보여준 것 중 가장 자신의 모습에 가깝다고도 했다. 

"댓글을 잘 보진 않는데 이 나이에 저더러 '졸귀'(아주 귀엽다는 뜻을 지닌 은어)래요. 내가 본 댓글 백 개라면 나쁜 내용은 별로 없더라고요. 200개에 하나 있을까말까 하다니까요. 하하"

영화에서 김상경은 무릎 나온 트레이닝복을 입고 소파에서 뒹굴 거리는 백수 역을 실감나게 표현했다. 능글거림도 장착했다. 본능에 따라 연기를 할 것 같지만 그는 오히려 계산하는 쪽이라고 했다.

"눈빛 하나도 계산하죠. 요즘은 덜해졌지만 고개를 돌리고 눈빛을 45도 내리고 모든 것들을 하나하나 계산했어요. 경력이 생길수록 다른 배우와 맞춰지지 않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땐 본능에 맡기죠."

김상경은 다작 배우는 아니지만 타율은 좋은 편이다. '타워' '화려한 휴가' '살인의 추억' 등 500만 관객 넘은 영화가 세 편이고 홍상수 감독의 '생활의 발견'으로 칸 영화제 레드카펫도 밟았다.

"편수가 많지는 않은데 지금까지 성공률은 좋았어요. 그건 제가 가장 마음에 와 닿는 걸 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살인의 추억'과 '화려한 휴가'때는 이거구나 라는 느낌이 왔는데 이번 '아빠를 빌려드립니다'도 그래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 이제 왔구나 그런 생각을 했어요. 관객들에게 보여주지 않았던 제 모습 중 재밌는 역할에 딱 맞는 작품이에요."

김상경은 신인감독과의 작품도 주저하지 않는다. 서로의 발전적인 측면에서 더욱 그렇다.

"경험 있는 배우들이 이제 시작하는 감독들을 도와 줘야 해요. 좋은 감독이 나와야한다고 생각하고, 그분들이 용기를 냈으면 좋겠어요. 이제 영화판에서 보여 지는 게 스타감독과 스타배우가 아닌 무슨 얘기를 하느냐가 중요해지고 있어요. 그분들을 기반으로 좋은 배우가 클 것이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지 않겠어요?" 
 
김상경은 2007년 결혼해 현재 슬하에 유치원생 아들이 하나 있다. 아내와 아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그의 교육관도 그의 삶의 태도와 맞닿아 있었다. 

"아들이 유치원 갈 때나 제가 촬영 나갈 때 '멋진 하루를 만들라'고 말해요.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날 하루를 재밌게 보낼 수 있고 아닐 수도 있거든요. 저 역시도 그렇게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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