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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성(性)지 종묘공원] “단계별로 수위 올려”…기막힌 성매매 유도

[노인의 성(性)지 종묘공원] “단계별로 수위 올려”…기막힌 성매매 유도

기사승인 2014. 11.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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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자" 속아 나중에 "돈 달라"…"결국 여관까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묘시민공원 공사 현장 인근에서 한 여성이 남성 뒤를 쫓으며 성매매

              를 부추기고 있다. /사진=김종길 기자



아시아투데이 사건팀 = "오빠! 술 한 잔 사줘!"


24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종묘광장공원 인근. 귀금속 상점들이 길게 늘어선 골목 사이 원색 계열의 점퍼 위로 작은 보조가방을 둘러 맨 할머니들이 눈에 띈다.


할머니들은 짙은 화장으로 얼굴의 나이테를 감추고 이곳을 지나는 노인들에게 다가가 콧소리를 흘린다.


"오빠! 어디가? 술이나 한 잔 하고 가…노래방이라도…"


길을 지나는 대부분의 노인들은 이 할머니들에게 곁을 내주지 않는다. 이들이 내뱉는 '술 한 잔'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종묘공원을 찾는 노인들에게 다가가 주저 없이 말을 거는 이들은 '박카스 아줌마'다. 박카스 아줌마는 남성 노인에게 피로회복제 등을 건네고 말을 붙이면서 은밀히 성매매를 제안하는 여성들을 일컫는 말이다.


박카스 아줌마들은 과거 "여관 갈래? 한 번 할래?" 등 직설적인 표현을 통해 노인들에게 성매매를 제안하며 이와 함께 '가짜 비아그라' 등 발기부전치료제를 불법 판매했다.


하지만 최근 박카스 아줌마들은 직설적인 표현을 피하고 '커피' '술' '노래방' 등 가벼운 만남을 제안하는 것처럼 노인들에게 접근, 이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동시에 단속의 눈길을 피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20분 빨간 모자에 검정 점퍼를 입은 박카스 아줌마가 한 노인 곁을 졸졸 따라가며 말을 걸었다. 아줌마는 "커피 한 잔만 사줘"라며 노인의 팔을 낚아채 가던 걸음을 멈춰 세웠다.


이에 노인이 노상에서 파는 커피 한 잔을 사 건네주자 아줌마는 갑자기 딴 소리를 한다. "사실 커피는 안 마셔…술 사줘…." 노인이 술은 안 된다고 손사래를 치자 아줌마는 돌아서며 "허탕 쳤다"고 다른 박카스 아줌마에게 얘기한다.


박카스 아줌마를 만난 경험이 있다고 털어 논 김모 할아버지(78)는 "술이나 먹으러 가자면서 꾀기에 그런 줄 알고 짝 맞춰 놀자고 했었다"며 "그런데 술 먹으면 노래방 가자고 하고 취한 김에 노래방에 가면 어디 만질 때마다 5000원, 1만원씩 달라고 한다. 결국에는 여관 가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사건팀 = 이철현 정세진 박정배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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