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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급격히 가까워진 북-러…‘밀월관계’ 속내는

[Why] 급격히 가까워진 북-러…‘밀월관계’ 속내는

기사승인 2014. 11. 2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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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러시아, 외교고립 탈피 의지 속 셈범 차이…정부 '러시아 변수' 고려 불가피
북한 최룡해 노동당 비서의 러시아 방문 이후 북·러간 관계가 심상치 않다.

내년 초 ‘김정은-푸틴’ 정상회담 가능성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고, 각각 해방·전승절 70주년 기념을 위한 공동 경축행사 개최 등 구체적인 합의까지 나오고 있다. 경제분야의 협력은 이미 활발히 진행돼 왔고, 향후 정치·군사·북핵 분야에서도 실질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북·러 밀착’과 관련해 북한으로서는 러시아를 통해 체제안정과 경제발전이라는 가장 필요한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의도가 드러난다.

앞서 북한은 지난 9월 이수용 외무상을 러시아로 보냈다. 북한 외무상의 방러는 약 4년만으로 러시아가 북한에 내륙철도 현대화를 위해 26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도 이 때다.

북한은 이번 최룡해의 방문이 김정은 체제 이후 가장 큰 외교적 성과라고 자축하는 모습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최룡해의 방러 일정이 끝나고 이틀이 지나서까지 지면을 크게 할애해가며 이례적으로 ‘대서특필’했다.

이는 러시아 방문 성과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면서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 의지가 높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아울러 북한은 핵문제는 물론 향후 진행될 북한인권결의안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서 부결을 위해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지지를 바라는 모습이다. 북한은 핵과 인권문제로 인한 외교적 고립의 탈출구로 러시아를 우선순위에 놓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 극동지역 개발을 적극 추진해 왔다는 점에서 북한을 교두보로 삼으려는 의도가 보인다. 다만 한국·중국과 관계가 불편해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가 있는 만큼 북한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러시아는 이번 최룡해의 방문을 계기로 북핵 등 북한문제에 대한 영향력을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핵개발을 저지하려는 국제사회 움직임을 거스르는 만큼의 행동력은 보여주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국가들과 관계가 악화돼 국제적 고립 위기에 처해 있어 이를 탈피하기 위한 외교 전략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북한은 물론 일본에도 접근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러간 셈법에 다소 차이가 나타나는 만큼 이들의 밀월이 동북아 정세를 뒤흔들 만큼의 폭발력은 보이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로서도 미국·중국에 치중해 그동안 대북정책에서 다소 도외시해 온 ‘러시아 변수’를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게 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러시아가 북핵문제에서 미·중이 가져간 대북 레버리지를 다시 가져오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는 만큼 정부는 이에 맞춰 대북외교의 틀을 새로이 재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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