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미국 셰일vs 사우디 원유 ‘치킨게임’ 개막...동지에서 원수로

미국 셰일vs 사우디 원유 ‘치킨게임’ 개막...동지에서 원수로

기사승인 2014. 11. 27. 11:12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연일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27일(현지시간) 감산 합의에 실패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치킨게임이 본격 개막됐다.

애초에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러시아와 이란에게 경제 제재를 가하자는데 정치적 목적을 같이하고 유가 하락을 주도해왔다.

그러나 미국이 이후 강한 달러 정책을 펼치며 ‘수퍼 달러’의 시대를 연 데 이어 셰일 원유의 생산량을 큰 폭으로 늘리자, 사우디도 OPEC 다른 회원국의 감산 요구를 무시한 채 오히려 생산량을 늘리면서 대립하고 있다. 현재 국제 유가는 지난 6월 이후 30% 가량 폭락한 반면 미국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1983년 이후 최대치인 906만 배럴을 기록했다.

앞서 사우디와 러시아 등 4개국은 지난 25일 비엔나에서 열린 사전 회의에서도 감산 논의를 벌였으나 합의에는 실패했다. 이 자리에서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 석유부 장관은 “원유 시장은 스스로 안정될 것”이라며 감산 계획이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수하일 알마즈루에이 아랍에미리트(UAE) 에너지부 장관은 미국의 셰일 원유를 겨냥해 “현재 공급과잉은 (셰일 원유 등) 비전통적 생산이 증가한 탓”이라며 “OPEC의 역할 뿐 아니라 모두가 저유가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우디는 원가 경쟁에서 앞서고 있는 지금이 미국의 셰일 원유 업계를 누를 수 있는 적기라고 보고 있다. 이때 원유 가격 경쟁을 통해 셰일 원유를 시장에서 몰아내야 자신들의 시장 점유율과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을 거란 계산이다.

유가가 하락하면 셰일 원유에 대한 개발 비용이 높아져 미국으로서는 수익성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최근 사우디 유전의 배럴당 생산원가는 10~17달러로 미국 셰일원유 생산원가인 70~77달러의 5분의 1 수준이다.

그러나 채굴기술이 발달하면서 셰일원유 생산원가는 급속히 하락하는 추세로, 사우디는 지금 당장의 손해를 감수하고 경쟁 상대인 미국 셰일 원유를 시장에서 몰아내려한다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로이터는 26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의 이고르 세친 최고경영자(CEO)가 유가 하락이 산유 비용이 비싼 국가를 특히 힘들게 할 것이라고 말해 미국의 셰일 원유를 겨냥했다고 전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