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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11월의 마지막 저녁..말러의 ‘아다지에토’

비오는 11월의 마지막 저녁..말러의 ‘아다지에토’

기사승인 2014. 11. 3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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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관의 클래식산책](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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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려 더 쌀쌀한 11월의 마지막 저녁입니다.

이런 저녁 어울리는 우울하고 감미로운 선율을 소개합니다. 그 곡은 오스트리아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1860~1911·사진)의 명곡 ‘아다지에토(ADAGIETTO)’입니다.

아다지에토는 전체 클래식 음악을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선율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음악용어로서 아다지에토는 아다지오(느리게)보다 약간 빠른 속도를 뜻하죠. 현악과 하프만으로 이뤄진 멜로디<아래 동영상>입니다.


이는 따로 발췌돼 흔하게 연주되지만, 원래는 그의 교향곡 5번 4악장을 뜻합니다. 말러는 5번 교향곡을 1901~1902년 여름에 여름 휴양 목적으로 구입한 별장에서 작곡했습니다. 1902년 결혼한 아내 알마 쉰들러와의 행복한 생활이 반영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 말러와 알마가 처음 만난 날은 1901년 11월 7일입니다. 당시 말러 교향곡 5번은 미완성 단계에 있었죠.

그러나 그는 이미 그때부터 ‘사랑과 노래 속에 서’(In meinem Lieben, in meinem Lied)라는 뤼케르트 가곡의 가사처럼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알마와 결합할 수 있기를 열렬히 희망했는지도 모릅니다.

결국 그는 아다지에토를 작곡하면서 그녀와의 사랑을 이룰 수 있었다고 합니다.

말러가 1901년 12월 8일에 알마 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그는 이미 ‘당신’(Sie)라는 존칭어가 아닌 ‘너’(Du)라는 친근한 호칭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그로부터 사흘 후인 12월 11일자 편지에는 다음과 같이 적었습니다.

‘음악이, 그 울림이 당신을 향한 나의 열망을 더욱 이끌어낸다면, 당신은 매일 아침 그 음악을 듣게 될 것입니다. 당신을 향한, 당신을 위한 모든 것은 내 안에 있습니다. 나의 사랑하는 알마여.’

아다지에토는 대문호 토마스 만의 소설을 바탕으로한 동명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을 통해 널리 알려졌고, 최근에는 국내 모 광고에도 삽입돼 화제를 모았습니다.

사는게 만만치는 않지만,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11월의 마지막을 함께 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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