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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대평 “징병제·모병제 군대 복무제도 신중한 접근 필요”

심대평 “징병제·모병제 군대 복무제도 신중한 접근 필요”

기사승인 2014. 12. 18.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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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대평 병영문화혁신위원장 인터뷰 "병사 계급 단순화 반대 월등히 많아", "군에 간 자식 걱정않는 군대 만들어야"

우리 군의 병영 악성 사고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 지난 8월 출범한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가 4개월 간의 활동을 마치고 18일 22개 혁신안을 국방부에 권고했다. 병영문화혁신위는 그동안 20여 차례 현장 방문, 장병 면담, 인터넷을 통한 9300여건 의견을 수렴했다. 36차례 분과회의와 3차례 전체회의, 전문가 토의, 세미나를 거쳐 22개 혁신안을 이날 공동위원장인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위원장이 함께 발표했다. 심 위원장을 만나 이번 혁신안의 주요 내용과 앞으로 과제에 대해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이번 병영문화혁신위 권고안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이번 혁신안에 대해서는 우리 위원회 전체 위원들이 분과위 별로 나눠서 심층 검토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더 많은 안과 더 강한 안을 낼 수도 있었지만 이번 안은 병영문화를 혁신하는 첫 걸음이라는 의미가 있다. 앞으로 법적인 뒷받침이나 예산의 지원 속에서 실행하는 과정을 통해 좀더 발전되고 지속적으로 혁신해 나아가는 과정의 첫 걸음이다. 첫 술에 배 부를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도 혁신위 위원들이 지금 처한 현실에서 낼 수 있는 혁신안을 최선을 다해 냈다고 자평한다.”

-이번 병영현신안 중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앞으로 지속적으로 혁신안을 더 발굴해내야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젊은이들의 인성이다. 인성의 성숙이나 발전 측면에서 교육 부분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혁신위의 많은 위원들이 인성이나 교육에 대한 부분와 관련해 계속 관심을 갖고 있다.”

-국방 옴부즈맨이 정부 부처인 총리실 밑으로 간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다는 지적이다.

“나도 개인적인 의견이 있지만 위원들이 다 함께 합의해서 그렇게 혁신안을 냈다.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다만 옴부즈맨이라는 것이 어디 붙어 있는 것이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옴부즈맨을 갖고 병영문화를 다 혁신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계속 우리 군을 타율적으로 감시하고 관리하겠다는 것이 된다. 그래서 그것은 우리 군의 목표가 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지금 현재 상황에서 여러 혁신안을 통해 군이 자율적으로 잘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가 돼야 한다. 국민들이 옴부즈맨 같은 어떤 외형적인 것을 굉장히 선호하는 것 같기도 하다. 언론이나 국민이나 모두 외형적으로 강하게 보이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결국은 늘 흐지부지 되는 경우가 많다.”

-군에서 국방 옴부즈맨 역할이 뭐라고 보나?

“이제 겉으로 보이는 타율과 간섭, 관리 등 강한 외형적인 것보다는 본질적인 문제를 갖고 접근하면서 정말로 정성을 다 쏟아야 한다. 군대에 입대한 젊은이들이 정말로 군 생활을 실제 영광스럽고 자랑스럽게 느끼고 여길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군에 자식을 보낸 국민과 부모들도 정말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고 군에 간 자식들을 군대에 잘 맡겼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 그러한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은 어떻게 외형적으로 감시하고 관리하고 타율적으로 하느냐에 매달리는 경향이 있다. 아마 군을 못 믿어서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것은 별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옴부즈맨으로 잘 되는 것이 아니다. 옴부즈맨 때문에 우리 군이 잘 된다면 그것보다 훨씬 강한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

-이번 기회에 군의 복무제도 전반에 대해서도 한번 검토했으면 하는 의견이 많았는데?

“나도 국회 국방위원을 해 봤다. 그래서 복무제도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 현실에서 세계적으로 모병제나 징병제를 하는 나라들을 비교해 보면 우리가 의무 복무제가 아니고 모병제를 통해서 한다는 것은 그렇게 쉽게 접근하기 어려울 것 같다. 왜냐면 당장 모병제나 지원제를 하는 미국 같은 나라들 조차도 자꾸 병력 자원이 모자라 이것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검토하고 걱정하는 상황이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남북이 분단된 상황에서 절대 병력의 수가 점점 줄고 있다. 이러한 나라에서 충분히 검토하는 기간이 없이 4개월 만에 모병제와 징병제를 검토하고 결론을 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좀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어서 이번 혁신위에서 결론을 내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

-병사들의 계급을 단순화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적지 않은 이견이 많은 것 같은데?

“병사들의 계급을 단순화하는 것에 대해 사실 반대가 월등히 많았다. 상당히 전향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군대라는 것이 계급 구조 속에서 리더가 있고 계급을 따라야 하는 특수한 구조를 갖고 질서를 잡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강한 군대를 위해서 계급은 필요한 제도다. 다만 일선 병사들의 병영생활에 있어서는 오히려 훨씬 더 자유로운 분위기가 보장될 수 있도록 상호 존중과 배려를 해 주는 그런 문화가 정착되는 것이 맞다. 혁신위 안에서도 이런 논란들이 있었다.”

-이번 혁신안이 실질적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당분간 혁신위가 지속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혁신위는 오는 26일 해단식을 하는 것으로 활동을 끝낸다. 지난 12일 3차 회의를 통해 우리가 결론을 내 국방부에 권고했다. 국방부가 앞으로 검토해서 받아 들이고 법제화하고 후속 조치를 취해 나가는 것이다. 또 내년 4월까지 국회 군 인권개선과 병영문화혁신 특별위원회가 가동되기 때문에 국회 특위와 함께 이번 혁신위의 소수가 남아서 약간의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자문해 주고 상황을 지켜보며 점검해 주는 지속적인 장치인 가칭 ‘병영문화혁신 민간 자문단’ 마련을 권고는 했다.”

-국회에 병영문화혁신 특위가 있지만 국방부의 병영혁신위 활동과 권고안을 미리 내기 전에 국회 국방위원회와 사전에 좀 충분한 설명과 논의를 하고 협의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국회 쪽에서 지적이 나오는데?

“국회 특위는 얼마든지 자문을 받는 등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여 나갈 수 있다. 상설된 상임위인 국방위도 있다. 국회 특위에서 활동할 수 있는 시간도 많다. 하지만 혁신위는 국민들이 우리 군을 아주 불신하고 불안해 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빠른 시간 안에 개선하기 위해 최소한도의 안을 내놓았다. 국회와 국방부, 군이 바꿔야 한다는 국민의 소리를 전달한 것 뿐이다. 국회가 혁신안을 받아서 더 발전시키고 현실화시켜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만들면 되는 것이다. 국회는 함께 논의하는 전문가들이 얼마든지 있다. 국회가 이번 혁신위와 사전 설명이나 협력을 하지 못해서 병영혁신을 못하는 것은 아니다.”

-군에 자식을 보낸 국민들이 늘 우리 군을 걱정하고 있다.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 공동위원장으로서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국민이 군을 믿을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 제일 첫 번째 과제다. 우리 군이 강한 군대, 강한 군인으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하는 병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나는 사실 지금까지 병영문화라는 말을 쓸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정말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기울여 나가서 성과를 거둬야 한다. 과거처럼 일과성이나 일회성으로 지나가는 노력이 돼서는 안된다. 이번에 꼭 성과를 거뒀으면 한다.”

-우리 군의 병영문화를 혁신해 나가는데 우리 국민들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말인가?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신뢰를 받는 강한 군대, 강한 군인의 병영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하루 이틀에 될 일이 아니다. 우리 군인들은 사회와 학교와 가정에서 교육을 통해 인성이 커 가는 과정에 있는 젊은이들이다. 보다 성숙된 젊은이들을 만들어서 사회에 돌려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책무를 국가와 군대가 함께 책임져 줘야 한다. 앞으로 계속 목표를 세워 병영문화 혁신이 이뤄지길 소망하고 국민들도 지속적으로 우리 군에 관심을 가져 주기를 바란다. 진짜 병영문화가 새롭게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 보면서 군대에 자식을 보낸 부모와 국민들이 다함께 ‘정말로 군이 변했구나’ 하는 소리를 듣는 것이 내 책무고 바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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