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전인범 특전사령관 “선배 전우 예우는 책무”

전인범 특전사령관 “선배 전우 예우는 책무”

기사승인 2014. 12. 20. 13:09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터키 출장 중 '피를 나눈' 6·25참전 노병 직접 병원 위문…참전용사 생존 육성 참전기·부대 역사관 등 선배·군인 '예우' 강조
전인범 특전사령관 1
전인범 육군특수전사령관(육사 37기)이 지난 15일 터키 공무 출장 중에 터키군 총사령부 재활병원을 직접 찾아 알리 젱기스 투르크오울루 한국전 참전용사에게 한국 사진첩과 참전용사상을 선물하며 터키군 참전에 대한 감사를 표하고 있다. / 사진=육군 제공
“60년 전에 참전했던 나를 지금도 잊지 않고 한국군 고위 장성이 이렇게 직접 찾아줘 너무나 감격스럽다.”

한국전쟁 중 가장 치열했던 전투로 꼽히는 평안북도 군우리 전투에서 터키군 1여단 소속 소대를 이끌었던 알리 젱기스 투르크오울루(Ali Cengiz Turkoglu·87) 노병은 전인범 육군특수전사령관(육사 37기) 손을 잡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4년 전 한국전쟁 터키군 참전용사 대표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할 정도로 건강했던 투르크오울루 참전 노병은 최근 지병으로 터키군 총사령부 재활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때마침 지난 15일부터 나흘 간의 터키 공무 출장 중이던 전 특전사령관은 투르크오울루 참전 노병의 입원 소식을 접하고 직접 병원을 찾아 한국을 위해 싸운 고귀한 희생에 거듭 감사를 표하고 하루 빨리 건강을 되찾기를 기원했다.

전 특전사령관은 “대한민국이 지금의 눈부신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은 참전용사 분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대한민국은 피를 나눈 의리는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이에 투르크오울루 노병은 “한국군의 고위 장성이 병원에 있는 나를 잊지 않고 이렇게 직접 찾아줘 행복을 느낀다”면서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한 한국을 보면 지금도 한국전쟁에 참전한 것에 대해 말할 수 없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 특전사령관은 직접 준비해 간 한국 사진첩과 참전용사상을 참전 노병 가슴에 안겨줬다.

투르크오울루 노병은 한국전쟁 중 터키군 육군 중위로 1년 간 복무하며 크고 작은 전투에 참전했다. 당시 고아원도 운영하면서 부모를 잃은 수많은 전쟁 고아들을 돌봤다. 자신이 돌봤던 전쟁 고아 중 35명은 4년 전 한국을 찾았을 때 재회했다. 지금도 60여 년 간의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

특전사 충혼비 11
전인범 육군특수전사령관이 지난 4월 6·25전쟁 당시 전사한 8240 유격대원들을 기리는 유격군 충혼전적비를 참배하고 있다. 특전사의 뿌리인 8240 유격대는 미 8군 지휘부 판단에 따라 북한 후방지역 교란과 적 공격을 분산하기 위해 평안도와 황해도 지역 무장치안대 조직을 기반으로 구성됐다. 박충암 유격군 전우회 총연합회장과 회원 40여 명이 함께 참배했다. / 사진=특전사 제공
이번 ‘형제의 나라’인 터키 참전용사 위문은 현지를 공무 출장 중이던 전 특전사령관에게 국방무관이 제안해 이뤄졌다. 터키 한국전 참전협회에서도 한국군 고위 장성 위문에 감사를 표명하기 위해 참전협회장과 참전용사들이 전 특전사령관과 동행했다.

한국군 고위 장성의 참전용사 위문 소식을 참전협회로부터 전해 들은 터키 국영 텔레비전(TV) TRT에서도 취재진을 현장에 급파해 취재했다. TRT는 지난 15일 저녁과 16일 오전에 걸쳐 한국군 고위 장성의 참전 노병 위문 소식을 전국에 방송했다. 현지 중앙일간지를 비롯 많은 언론, 국영 TV에까지 보도돼 한국 국군의 한국전 참전 보은 의지를 다시 한번 터키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계기가 됐다.

터키는 한국전쟁 당시 미국과 영국 다음으로 많은 1만4936명을 파병한 ‘형제의 나라’로 불린다. 터키군은 한국전에서 721명이 전사했고 2493명이 부상했으며 175명이 실종하고 234명이 포로가 되는 등 모두 3623명의 고귀한 희생을 치뤘다.

전 특전사령관은 육군 27사단장 재직 때도 이제는 나이가 들어 글을 쓸 수 없고 의사 소통이 잘 안되는 6·25 참전용사들에게 일일이 감사를 전하고 생생한 육성 참전기를 녹취해 사단 책자로 만들어 부대 역사관에 전시하도록 했다.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게 한 선배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 정신을 기리고 당시 전투 참상을 후손들에게 정확히 알리는 정신무장 교육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 전투에서의 전술·전략 측면도 참고할 수 있는 우리 군의 소중한 역사 기록물로 보관되고 있다. 이 나라를 위해 싸운 선배 전우들과 군인, 참전용사에 대한 예우를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

전 특전사령관은 지금도 대한민국 특전부대의 전신이며 모체인 유격부대 원로들을 위한 감사 행사를 잊지 않고 있다. 6·25전쟁 당시 군번도 없이 이 땅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던진 유격부대 용사들에게 직접 감사와 위로를 전하고 있다. 유격부대 출신 원로들과 함께 유격군 자료·충혼탑 관리 문제를 의논하고 있다.

특전사는 해마다 백골병단과 유격군 전우회 추모행사 등 다양한 선배 전우에 대한 예우와 관심, 지원을 계속 해 오고 있다.

전 특전사령관은 “6·25전쟁 당시 위기에 처한 조국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초개와 같이 던졌던 선배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는 것은 우리 후배들의 당연한 책무”이라면서 “모든 장병들은 선배 전우와 군인들에 대한 높은 의기와 충절을 본받아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책임지고 보장할 수 있는 능력 함양에 진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