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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해외건설, 어닝쇼크 악몽 벗어날 봄날은?

[취재뒷담화] 해외건설, 어닝쇼크 악몽 벗어날 봄날은?

기사승인 2014. 12. 21.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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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본 -GS건설_해외현장직원근무사진 (2)
해외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 /제공=GS건설
작년 한해 국내 건설사들의 발목을 잡았던 요인이 해외 저가수주였다면 올해는 저유가와 중동 정세 불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 국내 주택사업은 정부의 각종 부동산 대책에 힘입어 대박을 넘어 과열양상까지 보일만큼 활기를 띠었지만, 해외건설은 이라크를 비롯한 중동국가들의 내전, 저유가로 인한 대형 프로젝트 발주 지연 등 외부 요인으로 건설사들의 수주가 생각만큼 활발히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건설사들의 일부 해외 현장은 올해 역시 작년 어닝쇼크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합니다. 3분기 대우건설은 오만 수르 등의 준공 지연으로 손실이 대폭 발생했고, 대림산업도 사우디 사다라 플랜트를 비롯한 몇몇 현장에서 원가 상승 등이 발생해 3분기 각각 마이너스 순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해외 현장의 손실을 최대한 줄여보려는 건설사들의 행보도 눈에 띕니다. 업계에 따르면 SK건설은 최근 사우디 자잔(Jazan) 프로젝트의 발주처인 아람코와 9억 달러(약 1조원)가량의 체인지오더(최초 설계 변경 시 발주처가 추가로 공사 금액을 지불하는 것)에 합의했다고 합니다.

이 체인지오더가 눈에 띌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애초 자잔 프로젝트의 계약 공사금액이 11억 달러 규모였기 때문입니다. 체인지오더 금액이 계약 공사금액과 거의 맞먹는 수준이 된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SK건설이 당초 아람코에게 제시한 체인지오더 금액은 9억 달러보다 3억 달러가 더 많은 12억 달러였다고 합니다.

SK건설 관계자는 “공사 자체가 어렵고 현지 인건비도 올라 원가율이 급등했는데 아람코가 제시한 설계안에 발전소가 없었던 게 결정적이었다”며 “계약금보다 더 비싼 체인지오더가 발주처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도 있지만, 발전소 누락이 워낙 큰 건이기 때문에 아람코도 9억 달러 수준에서 합의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SK건설이 이렇게 세게(?) 나갈 수 있었던 이유는 잘못하면 자잔이 와싯(Wasit) 프로젝트의 악몽을 재현할 수도 있겠다는 위기의식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내년 준공을 앞두고 있는 사우디 와싯 프로젝트는 공기 지연으로 전체 공사액(22억 달러)의 10%에 육박하는 2000억원대의 손실을 내 회사 재무구조에 큰 타격을 줬습니다. 자잔의 경우 최초 설계에 발전소 누락이라는 정당한 이유가 있긴 했지만, 와싯 프로젝트의 경험도 크게 한몫했을 것으로 풀이됩니다.

중동 불안·저유가·공기 지연 등으로 해외건설 곡절이 많았던 2014년이 저물고 있습니다. 올해역시 안타깝게도 작년에 이어 해외수주 700억 달러 목표액 달성은 어려울 것 같다는 이야기가 들립니다. 내년에는 국내 건설사들이 양질의 해외프로젝트를 많이 수주해 지금까지의 손실들을 다 만회하고도 남는 기분 좋은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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