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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패밀리레스토랑, 구조조정 한파

잘 나가던 패밀리레스토랑, 구조조정 한파

기사승인 2014. 12.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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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위 규제·내수침체 겹쳐 실적 악화
'韓 진출 19년' 토니로마스, 완전 철수
부담스러운 가격에 소비자 외면하고
세분화 시장 속 경쟁 치열해져 고전
캡처
#지난 19일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인 서울 명동 한복판에 위치한 한 패밀리레스토랑. 주말 오후 7시 한창 저녁 손님에 북적여야 할 시간이지만 매장 안은 썰렁했다. 몇 해전만하더라도 식사를 하기 위해선 예약이 필수였지만 최근엔 휑한 매장에 예약을 하고 찾은 손님들이 더 민망할 정도가 됐다.

패밀리레스토랑이 대격변기를 맞고 있다. 패밀리레스토랑은 20세기에 가장 트렌디한 음식점으로 손꼽혔다. 하지만 21세기에 들어서는 레드오션 시장으로 전락, 최근에는 아예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순차적으로 매장을 폐점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이는 동반성장위원회의 규제로 외형 성장이 묶인 데다 불황에 내수침체까지 겹치면서 실적 악화를 이기지 못하자 결국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시즐러, 마르쉐에 이어 최근 토니로마스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다. 썬앳푸드가 운영했던 토니로마스는 오는 26일 서울 광화문점 폐점을 끝으로 국내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다. 한국에 진출한 지 19년 만의 일이다.

외국계 브랜드인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도 맥을 못추고 있다. 현재 109개까지 사세를 확장한 아웃백은 수익성 악화로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34개점을 폐점하기로 했다. 전체 매장의 31.2%다. 바른손이 인수한 베니건스도 1년 사이 매장이 8개나 줄어 현재 12개 매장에 그치고 있다.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외관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외관/제공=아웃백
롯데리아가 인수한 TGIF는 전성기 때 56개점이었으나 현재는 12개 매장이 줄어 44개에 불과하다. 현재 9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CJ푸드빌의 빕스(VIPS)는 올 한해 동안 단 한 개의 점포도 늘리지 못했다.

이같은 부진은 장기화된 경기불황에 물가까지 오르면서 소비자 심리는 극도로 위축됐으나 이에 대해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 생필품·커피 등 가격 인상이 잇따르자 ‘월급만 빼고 다 오른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이 가운데 패밀리 레스토랑이 다른 레스토랑에 비해 비싸다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4인 가족 기준으로 비용을 산출하면 10만원이 훌쩍 넘는다. 부담스러운 가격 때문인지 주 타깃층이었던 가족 단위 손님들이 크게 줄어들었다.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인 애슐리가 나홀로 성장세인 것도 이를 방증한다. 애슐리는 평일 점심의 경우 샐러드바 가격이 9900원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수를 띄워 2000년대 중반 이후 쇠락기를 맞은 패밀리 레스토랑 시장에서 전년 대비 20개 증가한 145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뿐만 아니라 외식 시장이 커지면서 패밀리레스토랑의 입지를 흔들만한 ‘맛집’이 많아졌다. 실제 미국 남부식, 나폴리식 등 지방까지 세분화된 음식점들이 생겨났다. 소비자의 입맛도 고급화되면서 새로운 음식에 대한 욕구가 들끓고 있지만 이같은 니즈를 업체들이 충족하지 못하면서 외면받고 있는 모습이다.

더욱이 동반위의 출점제한 권고로 인해 마땅한 상권을 확보하지 못한 것도 수익성 개선에 찬물을 끼얹었다. 동반위는 지난해 수도권 및 광역시의 경우에는 지하철 등 역세권 100m 이내나 2만㎡ 이상의 규모를 갖추고 신도시 상권 입점만 할 수 있도록 한정했다. 업계 특성상 대형 매장으로 입점해야 하는 만큼 권고를 고려하면 입점지를 선정하기가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패밀리 레스토랑의 부진은 지속적인 경기불황과 물가인상으로 인한 소비심리 악화가 가장 큰 요인”이라며 “또 외식 시장이 커지면서 소비자의 입맛도 고급화됐으나 획일적인 메뉴에서 벗어나지 못해 소비자 니즈 부응에 실패했다. 이에 업체들은 현재 세분화된 브랜드를 선보여 수익성 회복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CJ푸드빌] 빕스 다이너 매장
빕스의 다이너 매장 내부 모습/제공=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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