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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무신불립(無信不立)’ 제2롯데월드

[취재뒷담화]‘무신불립(無信不立)’ 제2롯데월드

기사승인 2014. 12. 2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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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황의중
황의중 건설부동산부 기자
“제2롯데월드 무너지는거 아니야? 정말 안전한거 맞아?”

연말 대학 동창들과 만난 자리는 제2롯데월드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생각을 알 수 있는 기회였다. 어느덧 30대 중반의 애아빠가 된 동창들에게 제2롯데월드는 어린 자녀를 데리고 갈 곳이라기 보다는 피해야될 곳이 돼 있었다.

당초 롯데 측은 공사를 시작하면서 완공시 국내 최고층 건축물이 될 거라고 야심차게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재 제2롯데월드는 국내 최고 마천루나 국내 건축기술의 금자탑이 아닌 불안과 우려의 대명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가 생각해보면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논어에서 유래된 이 말은 자공이 공자에게 정치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공자가 마지막까지 잃어서는 안되는 것을 백성들의 믿음이라고 꼽은 데서 유래한다.

제2롯데월드 공사 관련 사건들을 살펴보면 다시 한번 신뢰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세월호 이후 더 이상 국민들은 정부와 대기업의 ‘안전하다’ ‘문제 없다’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다. 더욱이 하루 걸러 뉴스 소재가 되는 제2롯데월드를 어느 국민이 믿을 수 있겠는가?

롯데 측도 이런 점을 의식하고 있다. 지난 19일 열린 제2롯데월드 관련 시공설명회도 전문가들의 입을 빌려 과장된 보도를 차단하고 국민들의 우려를 없애겠다는 대응이다.

그러나 이미 공사장 인부가 추락사했고 그 과정에서 119신고 누락 의혹이 있는 마당에 시공설명회는 뒷 북일 수 밖에 없다. 당연히 처음 열린 시공설명회에 참여한 기자들은 소수에 불과했다.

롯데 측의 대응을 보면 인부 추락사와 그 과정에서 발생한 일도 문제지만 건축물 구조에 대한 안전 불신은 어떻게든 없애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즉 인부 추락사는 시간이 가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지만 시공관련 문제는 사용 승인과 추후 안전문제로 영업에 지장이 있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막겠다는 속내다.

물론 구조적으로 안전한 건축물에 쓸데없이 흠을 잡을 필요는 없다. 안전하고 잘 건설된 최고층 건축물은 해외 건설 수출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 분명하다.

설명회에서 얼마나 밝혀질지 모르지만 제2롯데월드 관련 지반의 안전성과 고층부 소방안전 등은 아직도 의문의 여지가 많다. 일부 토목전문가들은 석촌 호수 수위 저하와 관련 지반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무신불립이라는 말은 정치 뿐만 아니라 건축물에도 적용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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