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27·넥센 히어로즈)에게 러브콜을 보낸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구단은 피츠버그 파이리츠였다.
피츠버그 구단은 23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강정호에 대한 교섭권을 획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피츠버그는 최근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에서 500만2015달러(약 55억원)를 써냈다. 강정호는 피츠버그와 한 달간 입단 협상을 벌인다. 양측의 최종협상 기한은 다음달 21일 오전 7시까지다.
닐 헌팅턴 피츠버그 단장은 성명을 내고 “강정호를 우리 시스템에 더할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며 “강정호, 그의 에이전트와 협상을 시작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피츠버그가 강정호를 원한 것은 의외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부 현지 언론은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 트위터를 통해 관련 소식을 처음 전한 미국 CBS 스포츠의 유명 칼럼니스트인 존 헤이먼은 “피츠버그는 강정호에 대한 입찰에 나설 팀으로는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피츠버그 내야진이 외형상 탄탄해 보인다는 이유다.
현재 피츠버그에는 주전 유격수 조디 머서가 버티고 있고, 숀 로드리게스라는 백업 유격수까지 보유하고 있다. 2루수 닐 워커는 피츠버그의 프랜차이즈 스타고, 3루수 조시 해리슨은 올 시즌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현실적으로 피츠버그는 강정호가 절실한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유격수는 물론 2루와 3루까지 소화할 수 있는 강정호의 능력을 높게 샀을 수 있다. 예비 요원 확충 가능성도 있다. 2루수 워커는 허리 부상에 시달려왔고, 해리슨 역시 올 시즌 활약이 내년 시즌에도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유격수 머서는 메이저리그 평균 수준이고 타격에 기복이 있는 편이다.
피츠버그가 강정호의 수비보다 공격력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포스팅 전 현지 언론은 강정호의 수비에 문제가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타격만큼은 높은 점수를 매겼다. 강정호는 올 시즌 한국 무대에서 117경기를 뛰면서 타율 0.356에 40홈런 117타점을 기록했다.
여기에 피츠버그가 기존 내야수 중 한 명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것을 염두에 두고 강정호의 독점 협상권을 따냈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피츠버그의 올 시즌 연봉 총액은 7811만1667달러로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구단 가운데 27위였다. 돈이 많은 구단이 아니다. 이미 500만달러를 베팅한 ‘스몰마켓’ 구단 피츠버그는 강정호와의 연봉 협상에서 엇박자를 낼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