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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군사정보 공유 약정 왜 맺나?

한미일 군사정보 공유 약정 왜 맺나?

기사승인 2014. 12. 2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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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억제 고리 동북아 MD지역동맹 구축 첫걸음 관측…북·중·러 강력 반발 '남방·북방 3각동맹' 충돌…사드 한반도 전개도 시간 문제 전망
THAAD 세드
국방부가 26일 한국과 미국, 일본이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 군사정보를 공유하는 기관 간 약정을 29일 체결한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동북아에서 미국 주도의 한·미·일 미사일방어(MD) 지역동맹이 현실화되는 전초 단계로 평가되고 있다. 고고도미사일요격체계인 미 사드(THAAD)의 한반도 전개도 조만간 가시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사진=록히드마틴 제공
국방부가 26일 한국과 미국, 일본이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 군사정보를 공유하는 기관 간 약정을 29일 체결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대북억제를 명분으로 대중·대러 견제를 위한 동북아시아의 군사적 영향력 확장을 꾀하기 위해 한·미·일 군사정보 ‘고리’를 통한 지역 미사일방어(MD) 동맹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보여진다.

당장 주변국인 중국을 비롯해 북한과 러시아까지 이번 한·미·일 군사정보 공유 체결에 맞서 강력한 북·중·러 신(新)군사동맹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여 동북아의 군사패권 각축이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백승주 국방부 차관과 로버트 워크 미국 국방부 차관, 니시 마사노리(西正典) 일본 방위성 사무차관은 오는 29일 별도의 서명식 없이 자국에서 관련 문서에 서명하게 된다.

이번 한·미·일 군사정보 공유 약정의 핵심은 미국을 통해 한국과 일본이 북한의 핵·미사일 정보를 공유한다는 것이다. 한국이 미국에 정보를 주면 미국이 우리의 승인을 거쳐 일본에 주고, 반대로 일본이 미국에 정보를 주면 일본의 승인을 거쳐 한국에도 주는 방식이다.

한·미·일 정보공유 약정은 이미 체결된 1987년 한·미 군사비밀보호 협정과 2007년 미·일 군사비밀보호 협정을 근거로 3국이 군사비밀을 공유하는 방법과 절차를 처음으로 마련한 것이다.

한·미·일 정보공유 약정은 2012년 이미 추진되다가 무산된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정보보호협정)의 대안으로 올해 초부터 미국 주도로 논의가 시작됐다.

2012년 6월 29일 체결 예정 당일 ‘밀실추진’ 논란 속에 무산된 한·일 정보보호협정은 국가 간 협정인 데 비해 이번에 체결되는 약정은 한·미·일 군 당국 간에 체결되는 각서다. 한·일 두 나라가 직접 군사정보를 교환하지 않고 미국을 통해 공유한다는 점에서 형식에 차이가 있다.

하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권 출범 이후 집단적 자위권 강행과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 추진으로 최악의 한·일 관계를 노정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과 군사정보를 공유하는 것에 대한 국내 반발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질적인 한·일 군사정보 공유를 위한 ‘꼼수’이며 ‘눈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그동안 줄기차게 논란이 일었던 미국 주도의 동북아의 한·미·일 미사일방어(MD) 지역 동맹이 현실화되는 전초 단계에 접어 들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사실상 동북아에서 한·미·일 MD 지역동맹 체제가 가시화되면 고고도 미사일요격체계(사드·THAAD)의 한반도 전개도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다.

군사전문가들은 이미 한·미가 합동참모본부와 한미연합사령부, 한미연합사와 미 태평양군사령부 간에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C4I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 주도의 이번 군사정보 공유 약정이 맺어진 것은 사실상 사드 전개와 MD체제로 가는 수순으로 보고 있다.

지금도 한·미는 합참의 한국군 합동지휘통제체계(KJCCS)와 한미연합사 내 미측의 한국전구 범세계연합정보교환체계(CENTRIXS-K)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다만 앞으로는 한국과 주한미군은 북한의 탄도탄 정보를 탐지·추적할 수 있는 탄도탄 작전통제소의 C4I를 서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할 예정이다.

우리 군의 작전통제소인 KTMO-CELL과 미군의 작전통제소인 TMO-CELL에 구축된 C4I 체계가 서로 연결되면 한·미는 실시간으로 북한의 탄도탄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된다고 국방부 관계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미측의 TMO-CELL은 미 태평양군사령부와 주일미군사령부의 C4I 체계와도 연결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일본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내세워 MD체계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주일미군사령부와 일본 자위대 간에도 실시간 정보공유 C4I 체계가 구축돼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한·미 공유체계를 포함해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KTMO-CELL→TMO-CELL→미 태평양사령부→주일미군사령부→미일 MD 체계망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갖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한·미·일 3국간 정보공유 약정을 체결하면 우수한 한·미 연합정보 능력에 일본의 정찰위성 등 탐지능력 추가돼 정보의 정확도와 신뢰도가 더욱 높아진다”면서 “보다 긴밀하고 신속하게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응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한·미·일 3국간 정보공유 약정을 체결하는 것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탐지정보에 관해서만 공유하는 것으로 미 MD 체계와는 무관하다”면서 “우리 군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한반도 작전환경에 적합한 독자적인 미사일 대응체계(Kill Chain·KAMD)를 구축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는 미 MD와는 별개로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종말단계 하층방어 위주의 중첩된 미사일 방어체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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