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단독] “우리는 2주간 위메프 일용직 노동자였습니다”

[단독] “우리는 2주간 위메프 일용직 노동자였습니다”

기사승인 2015. 01. 07.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위메프, 지역영업자 채용 후 2주간 수습 기간
수습 직원들 실제로 실무 투입돼 계약 따와
종료 후 한 명도 채용 안 해 취준생들 ‘분통’
사측 "직군 특성 상 가장 까다롭게 뽑고 있어"
국내 유명 소셜커머스 업체인 위메프가 최근 지역영업기획자를 채용한 뒤 2주일의 수습기간 동안 실무에 투입시켜 계약을 따오게 하는 등 정직원과 다름없는 업무를 시키고도 수습기간 종료 후 정작 한명도 채용하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사측은 채용 인원이 전무한 이유로 “채용 조건 중 하나였던 계약 건수를 충족한 이들이 한 명도 없다”고 설명했으나, 정작 수습 직원들은 “애초에 해당 내용을 통보받은 바 없다”고 주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위메프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10여명의 지역영업자를 채용해 2주간 수습 기간을 진행했다. 수습 과정 후 일부만 정식 채용할 수 있다는 통보는 이뤄진 상태였다. 수습 직원들은 실무에 투입돼 서울 강남·강북·강동 등 각 지역에서 음식점과 계약을 체결하고 홈페이지에 딜을 올리는 등 정직원과 거의 같은 일을 진행했다. 기존 직원들은 이들에게 “미용실이나 네일케어숍 말고 맛집 위주로 계약을 따오라”고 하는 등 구체적인 지시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수습 직원이던 A씨는 “살을 에는 추위에 시내를 누비며 하루에 50여개 업체와 미팅을 진행했다”면서 “일을 할 때 선배 직원이 동행하지 않고 오로지 내 힘으로 딴 계약도 있었고 수습기간 중 매일 오후 10시가 넘어야 퇴근할 수 있었지만 최종 합격을 위해 불평하지 않고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사측은 수습 종료 후 정식 채용되지 않은 이유를 묻는 그에게 “‘수습 직원 1명당 10건 이상의 신규 계약을 따와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궁색한 답변을 했다.

그러나 A씨를 비롯한 당시 수습 직원들은 “그런 이야기는 들은 적도 없을 뿐더러 경험이 없는 사람이 그만큼의 계약을 따낸다는 것은 아예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선배들은 분명히 ‘계약의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조언했으며 열심히만 하라고 말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실제로 이들이 계약을 체결한 음식점 할인 상품은 위메프 홈페이지 및 모바일 페이지에서 판매됐다. A씨는 “우리는 2주간 일용직 아르바이트를 한 셈”이라면서 “같이 고생한 수습 직원 중 한명이라도 뽑혔으면 억울하지 않을 텐데 이건 힘없는 취업준비생을 기만한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측은 이들에게 일당 5만원씩, 연장근로 수당을 포함해 총 55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메프측은 이와 관련해 “지역영업 직군만큼은 전 직군 가운데 가장 힘들고 고된 업무이기 때문에 채용 기준이 엄격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위메프 관계자는 “어떤 회사가 시간과 비용을 들인 과정을 스스로 무효화하고 싶겠느냐”면서 “안타깝게도 해당 지원자들 중에서는 우리의 기준을 충족시킨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합격 기준을 애초에 제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입사는 조건을 충족하면 합격할 수 있는 ‘입시’가 아닐 뿐더러 해당 조건뿐 아니라 친화력·인성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