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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극적 재구성] 크림빵 담긴 사연…청주 뺑소니 사고 제보자를 찾습니다

[기사의 극적 재구성] 크림빵 담긴 사연…청주 뺑소니 사고 제보자를 찾습니다

기사승인 2015. 01. 15.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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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픽사베이

"새별이 엄마, 몸은 좀 어때? 새별이는 뱃속에서 잘 있지?  

화물차 사무실에 가져다 놓고 집에 가는 길이야.

새벽 밤하늘 별이 우리 새별이처럼 반짝반짝 빛난다.

여보, 우리 부족하지만 열심히 사는 부모가 되자.

그리고 당신 주려고 어렵게 크림빵… "

 

그때 자동차가 급하게 브레이크 밟는 소름끼치는 소리가 전화 너머로 들린다. 

 

따르릉 따르릉~ 

 
전화벨이 다시 울린다.
 


남편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지만 남편이 아닌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는 남편이 교통사고를 당했으며 숨을 거뒀다는 믿을 수 없는 말을 전했다. 그 말 한마디 한마디가 수술 칼마냥 가슴을 그어놓는다. 너무 예리해 처음엔 베인 줄도 모르지만 이내 피가 철철 흐르기 시작했다.
 

 

 

/사진=CCTV 캡쳐.

 

아내는 불과 몇 십분 전에 남편의 전화를 받았다.
남편은 돈이 없어 아내가 좋아하는 케이크 대신 크림빵을 샀다며 미안하다고 하지만 곧 태어날 새별이에게 만큼은 훌륭한 부모가 되자고 말했다.
 

 

남편은 사범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할 만큼 매사에 성실하며 노력했다. 아내와 뱃속의 아기를 위해 자신의 꿈인 선생님의 길마저 잠시 접어두고 화물기사의 길을 선택했다. 아내의 대학 선배였던 지금 남편의 그런 자상한 모습에 반했다. 

 

남편은 연인으로 발전해 결혼한 후에도 아내를 단 한 번도 실망시키지 않았다.
아내의 뱃속에 아기가 생긴 순간에도 남편은 없는 살림을 걱정하지 말라며 자신이 일을 하겠다고 말했었다.
아내는 남편이 자신의 꿈을 포기하는 게 너무나도 가슴이 아팠지만 남편은 웃으며 말해줬다.


“나 대신 당신이 해주면 되잖아. 당신이 더 열심히 공부해서 선생님이 꼭 되어줘.
 나는 당신이 그 길을 갈 수 있게 열심히 도와줄게.
 당신도 열심히! 나도 열심히! 그래야 우리 새별이(태명)한테 안 부끄럽지"


그렇게 말해주던 남편이 지금 영안실에 누워있다.
좋은 선생님이 되겠다며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던 남편이 아내와 새별이를 위해 화물차를 운전하고 밤늦게 돌아왔었는데, 지금은 흰 천을 덮어쓴 채 영안실에 누워있는 것이다.
 

 

경찰은 이날 새벽 1시 30분쯤 충북 청주시 흥덕구 아일공업사에서 제 2운천교 방면 도로에서 뺑소니를 당했다고 말했다. 

 

남편 옆에서 널부러진 봉지가 있었다며 아내에게 건네준다. 군데군데 피가 묻어있고 다 찌그러진 크림빵이 봉지 안에 들어있다. 불과 몇 십분 전 아내는 부풀어 오른 배를 만지며 남편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남편의 전화 내용을 기억하며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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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0일 새벽 1시 20분경 청주시 흥덕구 신봉동 쌍용 서비스센터 부근에서 일어난 '청주 뺑소니' 사고의 목격자나 블랙박스를 찾고 있습니다.

 

충청일보에 따르면 화물기사 A씨(29)가 임신 7개월째인 아내를 위해 산 크림빵을 들고 집으로 향하던 중 뺑소니 차량에 치여 숨졌다고 보도했습니다.

 

A씨는 한  택시기사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끝내 숨졌으며, 지난해 10월에 결혼해 올해 4월 한 아이 아빠가 될 몸이었습니다.

 

A씨는 사범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했으나 가정형편이 어려워지자 꿈을 포기한 채 생업 전선에 뛰어들었으며 하루종일 운전대를 잡아 늘 피곤했지만 귀가 후에는 만삭인 아내를 다독이는 자상한 남편이기도 했습니다.

 

A씨의 아내(26)는 "그 날 남편이 퇴근하며 전화를 했는데 "좋아하는 케이크 대신 크림빵을 샀는데 미안하다. 가진 것이 없어도 우리 새별이(태명)을 위해 열심히 사는 훌륭한 부모가 되자" 약속했으며 "그것이 마지막이었다"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청주 흥덕 경찰서는 사고 당일 인근 CC(폐쇄 회로) TV에 찍힌 용의 차량을 추적하고 있지만 특별한 단서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흰 색 중형 차량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다방면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제보는 청주 흥덕 경찰서 교통조사계(043-270-3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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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극적 재구성] 실제 사건을 소설 형식으로 재구성 한 기사입니다, 따라서 기사에 등장하는 이름은 가명입니다.  재구성한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 점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투톡톡] 아시아투데이 모바일 버전에서는 '기사의 극적 재구성'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http://m.asiatoday.co.kr/kn/atootalk.html?ap=2#2015.01.15

 

아시아투데이 조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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