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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균의 Zoom-人]재계 8090 회장님들 ‘아직도 청춘’

[정해균의 Zoom-人]재계 8090 회장님들 ‘아직도 청춘’

기사승인 2015. 01. 23.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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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령 MC 송해 씨(88)의 구순 (九旬) 기념 전국투어가 화제가 되고 있다. 올해는 그가 KBS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한 지 30년이 되는 해이다.

90을 바라보는 송해 씨의 모습에 재계의 원로 창업주의 근황과 활동에 세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8090 나이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원로 기업인도 있고, 고령이지만 경영현장에서 뛰고 있는 기업인도 적지 않다.

정재원 정식품 명예회장
정재원 정식품 명예회장
국내 기업 창업자중 최고령은 1917년생 정재원 정식품 명예회장(98)이다. 1973년 정식품을 창업한 정 명예회장은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났지만 콩의 효능에 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정 명예회장은 지난해 11월 경북 영주 ‘콩세계과학관’의 콩 생육장 건립에 2억원을 후원했다. 콩세계과학관은 전 세계의 콩 관련 자료와 문헌을 수집하고 분석, 연구하는 곳으로, 오는 3월 개관한다. 그는 요즘도 식품 연구원들을 서울 평창동 자택으로 불러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매일 아침 30분씩 반신욕과 산책으로 건강을 유지하며 EBS 라디오를 통해 영어 공부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격호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1922년생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93)도 왕성한 경영활동을 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한국과 일본 모두에서 크게 성공한 유일한 기업인이다. 일본을 발판으로 1967년 한국에 진출해, 재계 5위의 대기업을 일구었다. 신 총괄회장은 롯데호텔 34층 집무실에서 자주 보고를 받고 있다. 특히 본인의 숙원사업인 제2롯데월드와 맥주사업을 성공시킨데 이어 수시로 백화점 등 현장을 방문하는 등 건강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의 경영철학은 화려함을 멀리하고 실질을 추구한다는 ‘거화취실’이다.

박승복 샘표식품 회장
박승복 샘표식품 회장
역시 1922년생인 박승복 샘표식품 회장(93)은 식품업계 원로 중 가장 왕성하게 외부 활동을 하고 있다. 샘표식품은 1946년 설립돼 올해로 창립 68주년을 맞았다. 박 회장은 초대 국무총리 행정조정실장과 상장회사협의회장을 지냈다. 그는 1993년 국무총리실 출신 친목모임인 ‘국총회’ 출범 당시부터 회장을 맡고 있다. 박 회장은 구순을 넘긴 나이에도 서울 충무로 사옥에 출근해 월 1회 임원회의를 주재하고 신제품 개발에도 적극 의견을 낸다. ’집무실 방문을 닫지 않는 회장님‘으로 통하는 박 회장은 샘표식품 임직원의 경조사를 직접 챙길 정도로 끈끈한 사내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구자경 LG 명예회장
구자경 LG 명예회장
1925년생인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90)은 만 70세가 된 1995년 LG그룹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도 LG연암문화재단과 LG복지재단의 교육사업은 손수 챙기고 있다. 구 명예회장은 1945년 진주사범학교를 졸업한 뒤 LG그룹 경영에 합류하기 전까지 5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교육자’의 꿈을 키웠다. 그는 1970년 아버지인 고(故) 연암 구인회 창업주에 이어 럭키금성그룹(LG그룹의 전신)의 회장을 맡아 오늘날 LG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구 명예회장은 1973년 학교법인 LG연암학원을 설립했고 1974년과 1984년에는 농축산 전문인력과 우수기술인력 양성을 위해 천안연암대학과 연암공업대학을 각각 설립해 세계 최고수준으로 키웠다.

한국야쿠르트 창업주인 윤덕병 회장(88)은 1927년생 구순을 바라보는 원로다. 윤 회장은 전문경영인에게 경영권을 맡기고 경영일선에서 한발짝 물러났다. 하지만 윤 회장은 매일 오전 10시 서울 잠원동 본사로 출근한 뒤 오후 4시 퇴근한다. 그는 요즘 기상과 취침시간 등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매월 한 두차례 본사 강당이나 계단 등을 순회하며 안전 여부까지 꼼꼼히 점검하는 남다른 열정도 과시하고 있다.

1930년생인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85)도 서울 대치동 본사뿐 아니라 안양, 음성 등 생산공장도 자주 방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경영권은 장남인 함영준 회장에 넘겨줬지만 중요한 경영지표에 대해선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회사에서 생산한 여러가지 제품을 직접 시식하고 평가하는 활동도 변함없이 진행하고 있다.

1932년생 신춘호 농심 회장(83) 역시 경영 활동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신 회장은 회사 경영은 신동원 농심 부회장에 맡긴 상태지만 요즘도 주 3회 이상 서울 신대방동 본사로 나온다. 신 회장은 주요 임원 인사나 신사업, 신제품 개발, 해외사업 등 주요 현안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 연구원들에게 조언을 해주는 것도 그의 역할이다. 신 회장은 ‘새우깡’ ‘신라면’ ’강글리오’ 등 브랜드를 직접 만들어 유명세를 얻은 바 있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1935년 4월생인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80)도 원로급 창업주다. ‘살아 있는 장보고’로 불리는 김 회장은 올해로 46년째 동원그룹 지휘봉을 잡고 있다. 1969년 동원산업을 창업해 세계 1위 수산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는 매일 서울 양재동 사옥에 규칙적으로 출퇴근하며 각 계열사에서 발생하는 주요 현안이나 신사업 프로젝트나 해외사업 등을 직접 챙기고 있다. 김 회장은 2005년부터 최근 9년간 세계 1위 참치 캔 회사인 스타키스트를 비롯해 국내외 식품 및 식품포장 관련 회사 등 모두 8개 기업을 인수했다. 김 회장은 무역협회장과 여수세계박람회 유치위원장을 역임한 뒤에도 사회봉사 활동 등에도 적극적이다.

고 전중윤 삼양식품 명예회장
고 전중윤 삼양식품 회장
한편 2014년 타계한 삼양식품 창업주 고 전중윤 회장은 향년 95세에 세상을 떠났다. 영풍그룹 창업주 고 장병희 회장은 93세에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9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OCI(옛 동양제철화학) 창업주인 고 이희림 전 회장과 코오롱그룹의 고 이원만 전 회장도 90세에 별세해 다른 총수에 비해 장수했다.

이동찬 코오롱
고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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