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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봉사정신에 모든 것을 기대서는 안된다

[기자의눈] 봉사정신에 모든 것을 기대서는 안된다

기사승인 2015. 01. 2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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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진기자
정세진 사회부 기자
최근까지 독거노인 돕기 자원봉사를 하던 기자의 지인이 최근 봉사활동을 그만 뒀다. 이유인 즉 ‘호의가 계속되니 권리인 줄 아는 상황이 계속됐다는 것이 그가 봉사를 그만둔 이유란다.

지인은 “처음에는 대부분의 봉사자들이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일했지만 일부 어르신들이 여성 봉사자를 성희롱 하는 등의 문제가 생기자 사명감만으로는 일을 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우리주변에서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것을 천직으로 여기는 삶을 사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소방수나 성직자·간호사 등이 대표적이고, 자라나는 미래의 희망인 어린아이를 돌보는 보육교사도 강한 사명감을 요구하는 직업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최근 어린이집에서의 잇따른 폭행사건이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준 이유도 “아이를 돌본다는 사람이 어떻게…”라는 심리 때문일 것이다. 어린이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일 자체는 용납될 수 없는 일이지만, 보육교사를 무조건 비난하기 이전에 열악한 그들의 처우를 생각해 봐야 한다는 자성의 소리도 들린다.

최근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어린이집 교사들의 기본급이 110만 3000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과 어린이집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정부가 확정 고시한 작년 최저임금(월 108만 8890원·시간당 5210원) 수준이다.

아르바이트 수준의 월급을 받는 그들에게 전일제 근무, 어린이를 돌본다는 특수한 환경에서 오는 스트레스까지 감안하면 ‘사명감만으로’ 보육교사의 헌신적인 업무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듯 싶다.

해외에서는 사명감을 요구하는 직업일수록 파격적인 처우가 보장되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싱가포르 공직자의 연봉은 웬만한 대기업 임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남을 돌보는 데 있어 봉사 정신은 기본이다. 여기에 업무에 걸맞는 대우가 주어져야만 ‘기본’을 기대할 수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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