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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구직자들, 보이스피싱 조직 구성해 범행…무려 11억원 챙겨

청년 구직자들, 보이스피싱 조직 구성해 범행…무려 11억원 챙겨

기사승인 2015. 01. 2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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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본 -범죄
보이스피싱 조직이 국내 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사무실을 차려놓고 활동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 대부분은 20~30대로 대학 졸업 후 이렇다 할 직업을 갖지 못한 청년 구직자들이었다.

경기 일산경찰서는 보이스피싱 총책 김모씨(34)와 주모씨(31·여) 등 일당 7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모두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6월 대구의 한 아파트를 빌려 사무실을 차리고 총책·관리책·유인책·인출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보이스피싱 피해자 100여명에게서 모두 11억원을 뜯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사무실에 컴퓨터·인터넷 전화기 등을 설치한 뒤 지난해 9월부터 범행을 시작, 최근까지 5개월간 이를 이어나갔다.

이들은 불특정인에게 전화를 걸어 “국민행복기금에서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준다”고 속이는 수법으로 대출을 받게 한 뒤 그 돈을 가로채는 수법을 썼다.

연 2∼6.8%, 2100만원에서 1억원까지 사용할 수 있다던 ‘마이너스 통장’은 사실 모두 거짓이었다.

조사결과 전화를 받은 피해자들은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려면 신용등급이 낮아져야 하니 제3금융권 대출을 먼저 받으라”는 말까지 믿고 스스로 대출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어려운 금융용어를 써가며 현혹, 대출받은 돈을 조직의 대포통장으로 입금하게끔 해 모두 5개월 사이 11억원을 챙겼다.

아파트에 차려놓은 사무실로 매일 출퇴근을 하며 마치 직장생활 하듯 사기를 쳤다.

이번에 구속된 7명 중 현금 인출책 박모씨(54)와 박씨의 조카(43·여)를 제외한 5명은 모두 20~30대 구직자들이었다. 대학을 중퇴하거나 졸업하고 뚜렷한 일거리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서로 알고 지내던 학교·동네 선후배 사이끼리 일을 꾸민 것이다.

김오권 일산서 지능팀장은 “중국이나 필리핀 등 해외에서만 주로 활동이 포착된 보이스피싱 조직이 국내에도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전과도 없는 젊은이들이 나쁜 돈의 유혹에 빠져 건전한 경제활동을 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져 안타깝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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