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알자지라 호주기자 구금 400일만에 석방...강제 추방

출처=/알자지라 영어방송 뉴스 캡처

아랍권 알자지라 영어방송의 기자인 호주 출신 피터 그레스테(50)가 이집트에 구금된 지 400일 만에 석방됐다.

알자지라와 이집트 관영 메나통신은 1일(현지시간) 그레스테 기자가 토라 교도소에서 출소한 직후 이집트에서 추방돼 카이로를 떠났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그레스테를 호주로 강제 추방하라는 이집트 대통령령에 따른 것이라고 보안 당국자는 설명했다.

석방된 그레스테는 곧바로 키프로스행 이집트항공 여객기를 타고 카이로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그레스테와 함께 복역 중인 캐나다-이집트 이중국적의 무함마드 파흐미와 다른 동료 이집트인 바헤르 무함마드 등 두 알자지라 기자는 여전히 구금 중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카타르 도하에 본부를 둔 알자지라는 그레스테 석방 직후 성명을 내고 “그레스테의 석방을 환영한다”면서도 파흐미와 무함마드의 추가 석방을 이집트 정부에 요구했다.

이집트에서는 최근 외국인의 경우 모국에서 재판받거나 복역하는 것을 허용하는 법안에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이 서명함에 따라 그레스테는 추방될 가능성이 크게 점쳐졌다. 앞서 알자지라 기자 3명은 이집트 정부가 테러단체로 지정한 무슬림형제단을 지원하고 허위 보도를 한 혐의 등으로 2013년 12월 카이로의 한 호텔에서 체포돼 지난해 1심에서 징역 7~10년형을 선고받았다.

이집트 항소법원은 그러나 지난달 초 알자지라 기자 3명에게 징역형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하라고 판결했다. 그동안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유엔 등 국제사회도 알자지라 기자들의 구금에 반발하며 이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그레스테는 작년 12월 “대중에게 진실한 보도를 하기 위한 저항정신을 보여줬다”는 공로로 ‘호주의 퓰리처상’으로 부르는 ‘워클리 언론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