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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100세시대, 은퇴는 없다”

[인터뷰]“100세시대, 은퇴는 없다”

기사승인 2015. 02.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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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학 NH투자증권 100세시대 연구소 소장 "은퇴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일"
은퇴자산 소극적 관리, 물가상승률 못 따라가… 중위험·중수익 투자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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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학 NH투자증권 100세시대 연구소 소장./사진=박규석
‘은퇴크레바스’라는 단어가 있다. 은퇴크레바스는 빙하가 움직이면서 생긴 좁고 깊은 틈을 뜻하는 크레바스(Crevasse)에서 생긴 신조어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국민연금을 받기 전까지의 기간’이라는 뜻이다. 은퇴크레바스에 있는 은퇴자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이다. 연금을 받기 전까지 소액이라도 근로소득이 있어야 안정적인 노후를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은퇴준비자들이 희망과 용기를 가질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윤학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소장은 “실질적이고 실행 가능한 대안을 제시해 은퇴준비자들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한국적 은퇴상황에서 특히 중요한 것을 하나 고르라면 돈이 아니라 일”이라고 강조했다.

-‘100세시대에 은퇴는 없다’고 말한 이유는?
“은퇴라는 말은 원래 동양의 언어가 아니다. 은퇴(Retirement)의 어원은 본래 서양에서 왔으며 그 의미는 ‘후퇴하다’ ‘감내하다’라는 뜻이다. 이후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은퇴의 뜻은 여러 번 변화를 거쳐 지금의 은퇴 개념인 ‘일을 그만두다’로 발전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은퇴에는 연금제도가 전제되어 있다. 미국·독일·스웨덴 같은 국가는 연금제도의 정착과 함께 은퇴시스템이 동시에 구축됐다. 하지만 국내 사정은 다르다. 초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지만 연금제도는 아직 미흡하다. 은퇴는 말 그대로 은퇴 이후에 노동 없이 연금이 들어오면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을 그만두는 것과 동시에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 실질적으로 우리나라는 은퇴가 아니고 퇴직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100세시대에서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일’이다. 나아가 일이 중요하기 때문에 은퇴는 없다.”

-은퇴설계에 있어서 일의 중요성에 대해 조언하자면?
“대부분의 금융권이 지금까지는 은퇴설계의 재무적인 부분을 중심으로 이야기해왔다. 사실 재무적인 준비가 되어 있는 은퇴자는 전체 은퇴자 중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은퇴자의 은퇴준비가 평균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부족한 재무를 잘 준비하기 위해서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조건이 필요해진다. 일이 중요해진 만큼 은퇴 설계에서도 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50만원의 적은 월급이라도 은퇴상황에서는 3% 수익률로 운영되는 2억원의 자산 가치와 맞먹는다. 은퇴 후에도 일을 통해서 일정 수준의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면 그만큼 은퇴설계가 편해진다. 또한, 일을 계속하면 대인관계도 지속해서 유지되고, 여가생활도 원활히 할 수 있다.”

이윤학 NH 소장3
-은퇴 자산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너무 안전성에만 치우쳐 소극적으로 자산관리를 하면 안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지금과 같은 저금리시대에 은행예금과 같은 저위험·저수익 자산관리는 물가상승에 따른 노후자금 부족을 대비할 수 없다. 따라서 4~5% 수준의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금융투자상품을 활용한 포트폴리오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미 고령화를 겪은 선진국에서는 전체 금융자산 중 금융투자상품의 비중이 50%에 달한다. 저성장·저금리 시대를 맞아 조금 더 적극적으로 금융투자상품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해외투자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해외에는 우리나라보다 안정적이면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 소스들이 많다. 그래서 펀드나 연금저축계좌도 해외투자를 활용한 포트폴리오가 많다. 무엇보다 해외투자는 과세에서도 국내투자보다 경쟁력이 있다. 적절히 활용하면 충분한 노후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해외투자는 앞으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투자영역이다. 사실 일본의 경우 2012년 말 기준으로 전체 펀드투자의 50%가 해외 채권에 투자하고 있었다. 잃어버린 20년을 겪으면서 그들이 얻은 투자 방법인 것이다. 우리나라도 일본의 사례를 통해 연구하고 분석해 해외투자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100세시대 인생대학’은 어떤 교육프로그램인가?
“100세시대 인생대학은 은퇴관련 교육행사다. 작년까지 5회에 걸쳐 진행된 당사의 대표적인 고객행사 프로그램이다. 올해 역시 5월, 10월 두 번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아직 세부적인 프로그램까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올해 역시 명성 높은 서울대 교수진으로 구성된 커리큘럼을 제공할 계획이다. 보통 6주 정도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구체적인 일정이 공지되면 거래 중인 NH투자증권의 지점 관리사원을 통해 참여 신청할 수 있다. 참가자격은 자산 3억원 이상의 VIP 고객이다.”

-앞으로의 연구소 운영 방향은?
“우리가 금융기관에 속해 있지만, 재무상품이나 금융상품을 내세워서 이야기하지 않겠다. 100세시대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 병원에 비유하면 환자가 어디가 아픈지 그리고 왜 아픈지를 먼저 이야기해 주겠다. 무작정 약부터 환자에게 팔려는 처방은 잘못된 처방이라고 생각해서다. 조금 더 장기적인 계획은 100세시대를 맞아 주요 교육 대상을 변화시키는 일이다. 현재는 중장년층이 교육 대상이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50대 남성 베이비붐 세대가 중심이다. 사실 이들은 수험생에 비유하면 ‘고3’이라 교육의 효과는 크게 없다. 물론 이들에게도 충분한 도움을 주어야 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초·중·고등학생에 해당하는 현재 20~40대들을 대상으로 은퇴교육이 이뤄지게 할 예정이다. 또 여성도 새롭게 조명할 계획이다. 예를 들면 전업주부가 있다. 이들도 베이비붐 세대며 은퇴가 존재한다. 남성 중심 사회의 피해자인 그들의 삶에 대해서도 다뤄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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