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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백야·장미빛 연인들·전설의 마녀 등 MBC 드라마 상승세 “막장이어야 뜬다?”

압구정 백야·장미빛 연인들·전설의 마녀 등 MBC 드라마 상승세 “막장이어야 뜬다?”

기사승인 2015. 02.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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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백야(위부터), 장미빛 연인들, 전설의 마녀/사진=MBC
MBC 인기 드라마들이 '막장'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MBC 드라마는 한 때의 부진을 딛고 일어서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부터 주말드라마 '장미빛 연인들'과 '전설의 마녀', 수목드라마 '킬미, 힐미' 등 다양한 작품들이 큰 호응을 얻으며 시청률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들이 모두 출생의 비밀에서 비롯된 얽히고설킨 인물관계, 자극적인 소재와 무리한 상황설정, 극단적인 전개로 범벅된 이른바 막장 드라마라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압구정 백야'는 '막장계의 대모'라는 불명예스러운 수식어를 지닌 임성한 작가의 작품이다. 주인공 백야(박하나)는 자신과 오빠를 버린 채 새 살림을 차리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친모 서은하(이보희)에게 복수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물불을 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인물. 그는 은하의 아들 조나단(김민수)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친모와 고부관계가 되는 짓까지 저질렀지만, 조나단은 걸핏하면 등장인물을 죽여 버리기로 유명한 임 작가의 희생양이 돼 어이없는 죽음을 맞았다. 백야는 남편이 죽었음에도 시댁에 눌러앉아 있고, 은하는 그런 백야를 견제하기 위해 새 아이를 낳으려 한다. 억지스러운 전개지만 아이러니한 것은 조나단의 죽음을 기점으로 '압구정 백야'의 시청률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주말극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장미빛 연인들'의 백장미(한선화)는 남자 친구 박차돌(이장우)과 하룻밤 실수로 아이를 낳았지만, 모든 것을 팽개치고 도피 유학을 떠났다가 수년 후 연예인이 돼서 돌아왔다. 서로를 원수 보듯 했던 장미와 차돌은 딸 초롱이(이고은)를 계기로 다시 사귀게 됐고, 이를 안 장미의 아빠 만종(정보석)은 초롱을 납치해 차돌을 협박하며 장미와 헤어질 것을 종용했다. 그런가하면 이영국(박상원)은 자신이 먼저 정시내(이미숙)에게 접근해 마음을 흔들어 놓고, 아내 고연화(장미희)가 췌장암이란 사실을 알자마자 시내를 문전박대한다. 일반인의 상식으론 이해할 수 없는 인물들 뿐이다.

'전설의 마녀'는 더 심각하다. 차앵란(전인화)은 자신의 남자 친구를 죽음으로 내몬 마태산(박근형)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의 아내가 되고, 막내아들 마도진(도상우)은 태산의 친아들이 아니다. 남우석(하석진)은 알고 보니 사별한 아내의 아버지 박이문(박인환)이 마음에 두고 있는 여인인 심복녀(고두심)의 친아들이었다. 문수인(한지혜)은 남편 마도현(고주원)과 사별 후 우석과 재혼을 약속하지만, 죽은 줄만 알았던 도현이 살아 돌아오며 삼각관계가 시작된다. 얽히고설킨 관계들이 너무 복잡해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처음부터 '힐링 로맨스'를 표방했던 '킬미, 힐미'는 그나마 안방극장에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안기는 듯 했다. 하지만 차도현(지성)과 오리진(황정음) 사이에 얽힌 복잡한 출생의 비밀들이 하나 둘씩 드러나기 시작하며 서서히 막장의 냄새를 풍기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이 소위 말하는 막장 드라마에 대해 '욕하면서도 보게 된다'는 반응을 보인다. 자극적인 설정과 복수가 주가 되는, 억지스럽고 과장된 이야기들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이라며 "아무리 복장이 터지고 기가 막혀도, 결국 모든 막장 드라마는 권선징악의 결말을 맺는다.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은 단순한 구성 역시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하지만 막장 드라마만이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는 것을 결코 아니다. 지난해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 '미생'이나 최근 종영한 '가족끼리 왜 이래'는 막장 요소 없이도 충분히 시청자들의 공감과 사랑을 얻을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시청률을 위해 마구잡이로 막장 요소를 넣기보다는, 보다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대중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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