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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인터뷰 36.5℃] “현장이 나의 맞춤 스펙” 최범석 디자이너…‘동대문 신화’가 되다

[파워인터뷰 36.5℃] “현장이 나의 맞춤 스펙” 최범석 디자이너…‘동대문 신화’가 되다

기사승인 2015. 03. 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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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 때 자퇴, 홍대 노점상부터 시작…실패 속 노력 끈 놓지 않아
'열정' 교과서·'현장' 수업 발판으로 뉴욕컬렉션 13번째 참가
스마트폰·자동차·게임 등 '이색 콜라보'로 디자인 영역 허물어
최범석
동대문 출신으로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에 오른 최범석 디자이너는 어린 시절의 실패와 노력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박성일 기자rnopark99@
동대문의 신화, 중졸 출신의 디자이너……. 디자이너 최범석을 일컬을 때 으레 등장하는 수식어들이다. 그도 그럴 것이 고등학교 1학년 때 자퇴해 홍대 노점상을 거쳐 동대문에서 의류 사업을 시작한 뒤 서울컬렉션과 뉴욕컬렉션에 발을 내딛는 등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로 성공한 ‘드라마틱한’ 이력을 갖고 있어서다. 유명 대학과 해외 패션스쿨을 나오지 않고도 오로지 실력만으로 당당히 주류 패션계에 입성하며 스펙을 뛰어넘는 열정의 힘을 보여준 것이다.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제너럴 아이디어에서 만난 최범석 디자이너는 “정규 패션교육을 받지 않고도 어떻게 성공할 수 있냐고들 하는데 필드에서 뛰고 공장에서 배운 것이 나에겐 정식 교육”이라고 말했다.

◇홍대 노점상에서 뉴욕 런웨이까지

그는 최근 13번째 뉴욕컬렉션 무대에 섰다. 2009년 2월 ‘2009 F/W(가을·겨울)’를 시작으로 7년 동안 한 시즌도 거르지 않고 이어왔다. 파리·밀라노·런던과 함께 세계 4대 컬렉션으로 꼽히는 뉴욕컬렉션에서 한국 디자이너 중 최다 런웨이 기록이다.

-뉴욕컬렉션에 대한 애착이 깊은 것 같다. 이번 뉴욕컬렉션은 어떤 컨셉트로 구성했는가.

“뉴욕컬렉션은 심플하고 대중적인 옷들을 선보이면서 비즈니스가 중요시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4대 컬렉션을 살펴봤는데 컬렉션의 성격이나 개인적인 취향에 뉴욕이 가장 맞더라. 진출 초기 3~4년간 고생도 했지만 이제 나의 스타일과 뉴욕컬렉션의 코드가 어우러진다. 이번 컬렉션의 구상은 ‘나’로부터 출발했다. 사랑, 즐거움, 슬픔 등 그간의 다양한 기억 속에 대학 캠퍼스에 대한 기억은 없더라. 어떤 옷을 입고 멋을 부리고 친구들과 어울렸을까 하는 상상 속에 즐겁게 작업했다.”

뉴욕컬렉션에 13번이나 참가하면서 이제 그는 뉴욕패션위크에서 빠져서는 안될 디자이너로 전세계 패션피플에게 인정받고 있다.

‘머미 슈즈’로 불리는 이탈리아 슈즈 브랜드 페슈라와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인 이번 ‘제너럴 아이디어 2015 F/W 뉴욕컬렉션’에도 전세계 유명 패션지와 패션계 인사, 바이어, 셀러브리티 등이 참관하며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최범석 디자이너 제너럴 아이디어 2015 FW 뉴욕컬렉션
제너럴 아이디어 2015 F/W 뉴욕컬렉션
이처럼 패션계가 주목하는 그에게는 대학 졸업장이 없다. 흔히 패션 디자이너라고 하면 대학 패션관련 학과를 나와 해외 유명 패션스쿨 졸업 등을 떠올리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중졸의 동대문 출신 디자이너’라는 선입견을 딛고 2003년 서울컬렉션에 서고 남성복 브랜드 ‘제너럴 아이디어’를 선보이는 등 주류 패션계에 입성하기까지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았다.

빨리 돈을 벌어야한다는 생각에 고 1때 자퇴한 뒤 1년 정도 닥치는 대로 일을 했고, ‘내가 잘 하는게 뭘까?’라는 고민 끝에 친구와 돈을 모아 홍대 인근 노점에서 옷 장사를 했지만 금세 쓰라린 실패를 맛봤다. 다시 의정부에 가게를 차려 동대문에서 옷을 떼어와 팔기 시작했는데 식당 골목이던 주변이 의류 골목으로 바뀔 정도로 성공을 거뒀다. 이후 동대문 상인에게 옷을 디자인해 주며 디자이너로 입문했지만 2년 정도 실패만 거듭했다. 자신만의 스타일에 빠져 다른 사람들이 어떤 디자인을 좋아하는지 관심이 없어서였다.

-패션에 대한 정식 교육을 받지 않고 지금의 자리에 올랐는데.

-“어린 시기에 실패의 아픔을 여러 번 맛봐서인지 오기가 생기더라. 사람들이 말하는 ‘정식 패션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필드에서 뛰고 원단공장을 헤집고 다니면서 배운 것이 내게는 큰 자산이 됐다. 디자이너가 되려면 해외 유학을 다녀와야 하고 가정 형편이 좋아야 한다는 것이 오히려 일종의 선입견이다. 좋은 스승이 있다면 좀더 길이 쉬울 수 있겠지만 결국 노력보다 더한 스승은 없다. 살아온 환경이나 성향을 감안하면 현장이 곧 나에게 가장 어울리는 ‘정식 교육’이 된 셈이다.”

그는 “정말 힘들 때 그만두고도 싶었지만 갈 데가 없더라”고 웃었지만 절박함과 패션에 대한 열정이야 말로 오늘날의 그를 만들어낸 셈이다. 그가 디자이너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강조하는 것도 ‘끈기’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레시피’가 많이 나와 있긴 하지만 전문성을 가지려면 그에 투자하는 시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최범석
디자이너 최범석이 논현동 제너럴 아이디어의 집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성일 기자rnopark99@
◇‘열정은 나의 힘’…새로운 도전 나서다

최범석 디자이너는 최근 LG전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돼 스마트폰 ‘G플렉스2’에서 영감을 얻은 의류용 향수, 티셔츠, 모자, 향초 등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지난 2006년 ‘마일드세븐 르노 F1’ 경주용 자동차를 디자인하는 등 패션 이외에도 자동차, 화장품, 게임에 이르기까지 이종산업과 적극적인 콜라보레이션으로 활동 영역을 확장해 왔다. 그는 ‘더블유 드레스룸’ 브랜드를 통해 향초, 디퓨저 등을 내놓는 등 향기까지 디자인하고 있다.

-타 영역과의 협업이 활발하다.

“이제 패션 디자이너, 건축가, 음악가, 작곡가 등 사람들의 영역이 한 군데에 머물지 않는 시대다. 패션 디자이너와 건축가가 보는 세상이나 시각이 다르지 않겠는가.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들이 필요하지 않은가. 패션을 넘어 향초 등 라이프 스타일에 관심을 갖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2003년 서울컬렉션 참가와 브랜드 ‘제너럴 아이디어’ 론칭에 이어 2006년 한국인 최초 프랑스 파리 프렝탕 백화점 입점, 2009년 뉴욕컬렉션 참가에 이르기까지 3년 주기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해 왔다. 2012년에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 육성 프로젝트 글로벌 디자이너’, 뉴욕패션위크 맨즈 스포츠 톱5 글로벌 디자이너 등에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는 해외쪽으로 역량을 기울일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지만 현재 중국 현지 기업과 패션 컨설팅에 관한 협력을 추진 중이다. 중국 내 한류 열풍에서 패션이 소외돼 있지만 가능성은 크다는 판단에서다. 2015년 디자이너 최범석의 히스토리에 어떤 일이 기록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봄 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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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제너럴 아이디어
최근 라이프 스타일 및 가치가 변화되면서 전 시즌부터 보여지던 다양한 남성성이 이번 시즌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일상에 어울리는 다양한 아이템들이 선호되고, 전체적으로 절제된 미니멀 스트리트 무드가 보여진다.

컨템포러리한 베이직 아이템들과 기능성에 스포티함까지 적절히 믹스한 스마트한 아이템, 쉽고 편안하고 다양한 감성을 담은 블루종과 스웻셔츠가 전 시즌에 이어 트렌디한 아이템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캐주얼웨어와 포멀웨어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활용도 높은 데일리룩으로 캐쥬얼하면서 스포티한 경향이 세련되게 업데이트되고 있다.

시티웨어와 캐주얼룩을 오가는 네오플렌, 페이크레더, 저지, 폴리 등 기능성 패브릭들이 많이 보여지고 다양한 그래픽아트웍, 라이트그레이와 블랙 앤 화이트 컬러들이 컬러믹스, 페브릭믹스를 통해 다양한 느낌의 블럭킹으로 이번 시즌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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