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문가·일본통'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박 대통령 '광복70주년·분단70년' 승부수
| 이병기 靑비서실장, 수석실 보고로 공식업무 돌입 | 0 | 이병기 신임 대통령비서실장이 임명 하루 뒤인 2월 28일부터 공식업무에 돌입했다. 올해 ‘광복 70주년, 분단 70년’을 맞아 ‘대북전문가·일본통’으로 꼽히는 이 실장이 꽉막힌 한일관계 및 남북관계에 활로를 뚫는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사진=청와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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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은 ‘대북정책’ 전문가이자 ‘일본통’으로 꼽힌다. 박근혜 대통령이 그를 전격 발탁한데에는 꽉 막힌 한일관계와 남북관계를 풀어보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1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일본에는 새로운 관계정립 메시지 발신하면서 군위안부 해결·교과서 왜곡 수정을 전제로 한·일 미래 ‘동반자관계’를 제안했다. 또 북한에는 대화노력을 거듭 촉구하면서 이산가족 상봉·민간교류·철도복원 등을 제의했다.
이 실장의 발탁은 박 대통령이 ‘광복 70주년, 분단 70년’을 맞아 한일·남북관계 개선을 도모하는 상황에서 청와대 분위기 쇄신과 함께 집권 3년차 국정동력 회복을 위한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도 풀이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 실장은 박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로 잘 알려져 있다. 향후 그가 박 대통령의 외교·안보·통일 정책 등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칠 개연성은 충분하다는 관측이다.
국가정보원장을 지내며 대북정보에 두루 정통한 이 실장의 구상과 경험이 경색된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그는 남북관계나 한일관계 등에서 실용적 태도를 갖춘 ‘비둘기파’ 인사로 알려져 있다. 실제 지난해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이 잇따를 때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대북 강경론에 맞서 남북대화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1997년 국가안전기획부 2차장 재직 시절에는 당시 황장엽 북한 노동당 비서의 ‘극비 한국 망명’ 작전을 지휘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 실장이 벌써부터 남북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일정한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또 좀처럼 회복기미가 보이지 않는 한일관계에도 ‘이병기 카드’로 활로를 뚫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본 게이오대 연수를 거친 이 실장은 지난해 6월 국정원장으로 지명되기 직전까지 현 정부 초대 주일대사를 지냈고, 일본 정부 및 민간과 소통이 가능한 몇 안 되는 일본통이다. 그가 한일관계에서 간접적인 ‘핫라인’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 외교소식통은 “현재 한일관계가 막막한 상황에서 대통령의 최측근에 일본통이 임명됐다”며 “이 실장이 주일대사 재임기간 현지에서 한일관계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조언을 듣고 왔기 때문에 일본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는 올해 이 실장의 역할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