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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 구입못한 중고생들…혼란 야기한 ‘학교주관구매제’

교복 구입못한 중고생들…혼란 야기한 ‘학교주관구매제’

기사승인 2015. 03. 03.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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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협회 조사 결과, 입학식에 사복 입고 등교한 중고교 신입생 50% 이상
학교주관구매제 낙찰업체, 교복 물량 확보 못해…이미 예견된 일
개선책 마련 시급
전국 중고교 신입생 2명 중 1명이 입학식날 교복을 구매하지 못해 사복을 입고 등교하는 등 초유의 사태가 빚어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교복대란은 교복값 안정화를 위해 교육부가 올해 처음으로 시행한 학교주관구매제의 미흡한 운영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애초 낙찰업체들이 짧은 시간동안 교복 물량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에도 교육부가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은 채 교복 착용 유예 등 미봉책을 내세워 무리하게 추진한 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사)한국교복협회가 학교주관구매제를 통한 낙찰업체의 교복판매 실태를 자체 조사한 결과, 입학식 당일까지 학교주관구매제를 통한 낙찰업체의 절반 이상이 교복을 납품하지 못했다.

협회 측은 기존에 교복 착용을 유예한 학교와 갑작스럽게 납품 기일을 맞추지 못한 학교까지 합산하면 사복을 입고 등교한 신입생은 전체의 50%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학교주관구매제는 교육부가 ‘교복이 비싸다’는 지적에 따라 교복값 거품빼기 일환으로 추진됐으며 학교가 최저가 입찰방식을 통해 선정된 1개 업체에서만 학생들이 교복을 구매하도록 한 제도다.

하지만 구매제를 통해 선정된 업체들이 교복 납품기한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면서 애먼 중고교 신입생들이 사복을 입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 지역의 모 브랜드 대리점은 강남서중과 당산중을 비롯해 낙찰받은 9개 학교 모두 기한 내에 교복을 납품하지 못했다.

서울 구로구의 천왕중, 금천구의 하늘중과 금천고 역시 입학식에 맞춰 교복 전량을 납품받지 못했으며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제일중과 고양고는 학교 홈페이지의 공지사항을 통해 3월 13일까지 교복 착용을 유예한다는 사과문을 올렸다.

교복업계에서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고 지적했다. 한 교복업계 관계자는 “교복은 준비기간까지 최소 8~10개월이 소요된다”며 “2월 신입생 배정 이후 200명이 넘는 신입생들의 수치를 잰 뒤 입학식까지 약 3주간 1개 업체가 일괄적으로 납품해야 하는 구매제의 특성상 업체들은 현실적으로 납품 기일을 맞출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간 ‘교복 착용 유예’라는 미봉책으로 일관했던 교육부의 미흡한 대처도 문제로 지목됐다. 진상준 교복협회장은 “업계에서는 3월에 교복을 못 입으면 학부모들의 불만이 클 것이라는 점을 끊임없이 알렸으나, 교육부는 착용기간을 유예하면 된다는 안일한 입장만을 취해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다”며 “교육부는 소비자가 부담 없는 가격에 원하는 교복을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도록 현 제도의 보완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형 교복 업체들이 중소 낙찰 업체를 견제하기 위해 납품시기를 못 맞췄다고 주장하며 제도를 무력화하려 하고 있다”고 반박하며 “개학과 동시에 교복을 입지 않아도 문제가 없고 납기일을 못 맞춘 업체의 경우에는 손해배상 대상이 되며 내년 입찰 선정시 기피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교육부는 교복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만큼 시·도교육청에 교복 착용 유예 및 납품기한을 연장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공문을 보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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