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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카드 복합할부 중단, 정말 괜찮을까?

[기자의눈]카드 복합할부 중단, 정말 괜찮을까?

기사승인 2015. 03. 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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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누리
문누리 경제부 기자
현대차가 복합할부금융상품 수수료 협상 테이블에 임하는 카드사들에게 ‘가맹점 해지’ 초강수를 두면서 현대차·카드사 간 복합할부 계약이 중단되는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복합할부 상품은 자동차를 구매할 때 카드 결제대금을 캐피탈사가 대신 갚아주고 소비자가 캐피탈사에 할부금을 갚는 형태로, 다른 할부상품보다 금리가 연 1% 이상 저렴하다.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고객이라면 신용도에 대한 추가 심사없이 복합할부 상품을 이용할 수 있어 카드론 등을 이용하기 어려운 저신용자들도 차구입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런 이점 덕분에 복합할부 시장 규모는 2010년 8654억원에서 작년 4조5906억원으로 성장했다. 연간 이용자 수도 약 15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가 수수료율을 기존 1.9%에서 1.3%로 낮추라고 요구하면서 BC카드·신한카드는 각각 지난 1월과 2월 현대차와 복합할부 취급을 중단키로 했다. 이로 인해 소비자 혜택이 축소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신한카드 측은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오토플러스(오토론) 상품도 기존의 복합할부금융과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다. 신용등급이 낮은 소비자는 이용하기 어렵게 되거나 금리 등 비용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복합할부를 취급하지 않는 카드사들이 더 이상 캐피탈사에 채권을 맡기지 않게 되면서 카드사가 부담하는 리스크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존 복합할부시장에서 캐피탈과 소비자를 이어주는 역할을 했던 캐피탈사 영업사원들이 복합할부 취급 중단으로 빠지게 되면 기존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의 현대차 구매시장 독점 체제가 부활해 장기적으로 소비자혜택이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는 복합할부 시장 4조원 중 1조원가량을 차지하는 삼성카드가 현대차와의 협상을 진행중이다. 현대차·삼성카드도 각각 1.3%와 1.7%의 수수료율을 고수하고 있어 복합할부 취급 중단 가능성이 있다.

대기업인 이들은 그룹간 자존심을 내려놓고 복합할부 취급 중단만은 피해야 할 것이다. 삼성카드마저도 수수료 협상에서 복합할부 취급 중단을 결정한다면 소비자와 캐피탈업계는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지는 것을 넘어 아예 부러지는 형국’을 맞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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